美 '53년 쿠바냉전' 종식…여행 등 봇물 기대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미국과 쿠바가 지난 53년 동안 유지한 '냉전 장벽'을 철폐하기로 함에 따라 여행 등 분야에서 양국 간 교류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쿠바가 미국의 적성국가에서 벗어나면서 북한과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북한은 쿠바와 달리 핵무장이라는 사안이 걸려 있어 미국이 북한에도 손을 내밀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많다.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 선언에 따른 효과를 가장 기대하는 곳은 여행업계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쿠바와 외교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직후 미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여행업체 오비츠는 성명을 내고 "미국과 쿠바 간 여행 자유화 길이 열렸다"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시카고에 본사를 둔 오비츠의 바니 하포드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인 누구나 쿠바 여행 기회를 가질 날이 곧 오기를 기대한다"며 "이를 통해 수많은 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혜택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언론매체 시카고비즈니스는 "쿠바 여행이 당장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니지만 여행사와 항공사, 호텔 체인, 크루즈업체 등은 쿠바 여행 수요에 대한 새로운 기대를 걸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국교 정상화를 앞두고 미국인 전체에게 쿠바 방문을 개방하고 허용하는 목적에 공무 출장, 취재, 정교, 인도적 지원 등을 포함했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자국인의 쿠바 여행을 기본적으로 금지했다. 다만 쿠바계 미국인에게 친척 방문, 학문적 목적 또는 공인된 문화교육 프로그램 참가에 한해 방문을 허용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인 약 17만명이 정식 허가를 받고 쿠바를 찾았다.미국 플로리다에서 비행기로 단 1시간 거리인 카리브해의 섬나라 쿠바는 한때 미국인들의 겨울 휴가지로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반미 좌파 민족주의자 피델 카스트로가 정권을 잡고 미국과 쿠바 양국관계가 악화되면서 갈 수 없는 나라가 됐다.

쿠바산 시가. 10개비 포장이 221달러에 팔린다. 사진=블룸버그

세계 최상급으로 평가되는 쿠바산 시가 교역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쿠바 방문허가를 받은 미국인은 400달러 상당의 물품을 수입이 허용되고 최대 100달러어치 쿠바산 시가를 미국에 들여올 수 있다. 그동안 미국의 시가 애호가들은 쿠바산 시가를 영국이나 멕시코에서 구매한 뒤 미국 내로 불법 반입했다. 쿠바산 시가는 4억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쿠바의 주요 수출 품목이다. 인적 교류는 스포츠 분야 중 야구에서 가장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추어 야구 최강국인 쿠바의 우수한 선수들이 미국 프로야구에 몰려들 가능성이 크다. 쿠바 선수들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기 위해 목숨까지 걸고 고국을 탈출한 뒤 미국으로 밀입국해왔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에 이어 북한과도 관계개선을 모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지난달 미국인 억류자 3명을 풀어준 것을 계기로 양국 사이에는 미묘한 해빙 기류가 형성돼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실제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유화책을 제시할지는 의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미국은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대화에 나서지 않는다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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