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내년 4%대 성장' 이대로 물 건너가나

세밑을 한 달여 앞두고 2015년 새해 경제성장률 전망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연율 3%대 중반인 올해 수준에서 약간 올라가겠지만 큰 차이는 없으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체로 경기회복의 심리적 기준선인 4%에 미달할 것으로 본다. 지난 7월 취임 후 경기활성화에 다 걸기해온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경제정책 '최노믹스'의 유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어제 산업연구원(KIET)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3.7%로 전망했다. 앞서 우리금융경영연구소와 한국경제연구원도 같은 전망치를 내놓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전망치는 3.6%로 더 낮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당초 4.2%에서 3.8%로 내렸다. 이미 3.8%를 제시했던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어제 수정 전망치를 내놓을 예정이었는데, 돌연 발표를 연기했다. 다음 달 초ㆍ중순에나 발표하겠다는 것이다. 대외변수의 효과와 물가 예측의 어려움을 이유로 들었지만 석연치 않다. 전망치 하향 조정 폭을 놓고 정부 측과 이견 조율이 여의치 않은 탓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하다.전국경제인연합회가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는 더 비관적이다. 내년 우리 경제 상황을 가장 잘 설명해줄 핵심 키워드를 묻는 설문에 조사대상자 중 가장 많은 45%가 '구조적 장기침체'를 꼽았다. 조사대상자 수가 38명에 불과하고 선택지도 구조적 장기침체 외에 뉴노멀, 신3저, 일본화, 더블딥, 디플레이션 공포 등 모두 부정적인 것뿐이라는 한계는 있다. 그렇다 해도 구조적 장기침체에 대한 걱정이 경제전문가들 사이에 폭넓게 존재함을 보여주는 데는 충분하다.KDI는 한걸음 더 나아가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했다. 어제 발표한 이재준 연구위원의 연구보고서를 통해서다. 2011년 4분기 이후 3년간 수요 부진에 따른 성장세 둔화와 물가상승률 하락이 지속되어 '이제는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그리 되지 않게 하려면 경제주체들의 물가기대가 하향 고착화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은행에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를 요구한 셈이다.최 부총리는 어떤 답을 갖고 있는가. 다음 달에 발표할 '새해 경제정책 방향'에서 속 시원한 답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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