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의 해외현지법인 필리핀 수빅조선소 전경.
[수빅(필리핀)=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수빅조선소의 누적 매출액이 5년 만에 50억 달러를 넘는 쾌거를 거뒀습니다."안진규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사장은 25일(현지시간) 필리핀 수빅조선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하며 "이제 필리핀 내 최대·최고 조선소의 위상을 굳힌 만큼 향후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한진중공업의 해외현지법인인 수빅조선소는 동사가 지난 2009년 필리핀 수빅만에 완공한 총 면적 300ha의 필리핀 최대 규모의 조선소다. 이곳은 완공 이후 5년 만에 누적 매출액 50억 달러를 달성하면서 필리핀 내 최대·최고의 조선소로서의 위상을 굳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수빅조선소는 길이 550m, 넓이 135m의 초대형 도크와 총길이 4km에 이르는 10개의 안벽을 비롯해 골리앗 크레인과 자동화 시설 등 최첨단 설비를 갖추고 연간 60만톤의 건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07년 1호선 건조공사에 착수한 이래로 올 10월까지 컨테이너선부터 탱커선, 벌커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선박 68척과 육상 플랜트, 해상 플랫폼 등 7기를 인도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수빅조선소는 착공 전인 2006년 2월 4300 TEU급 선박 4척 수주를 시작으로 전 세계적 조선업 불황 속에서도 지난 8월에는 '누적 수주량 100척 돌파'라는 기록도 달성했다. 특히 지난 6월 3만 8000㎥급 LPG 운반선의 착공에 이어 지난 달 1만1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착공식을 가짐으로써 조선소 건립 이후 처음으로 1만TEU급의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가스선 건조에 착수하게 돼 본격적인 초대형선 및 고부가가치선 시장 진입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안 사장은 "수빅조선소를 통해 한진중공업은 기존 영도조선소의 설비 제한으로 인한 대형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됐다"면서 "중장기 경쟁력 강화에 성공하면서 세계적 조선소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1937년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조선소인 한진중공업은 국내 최초의 석유시추선을 비롯, 동양최초의 멤브레인형 LNG선, 공기부양정, 케이블선, 국적쇄빙선을 건조하는 등 국내 조선소의 종가(宗家)로 선구자적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영도조선소의 설비 제한으로 인해 타 조선소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형국이었다. 한진중공업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수빅조선소 설립에 착수했으며 지난 2009년 완공 이후 영도조선소의 협소한 부지로 인해 수주전에 참가조차 하지 못했던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를 처음으로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특히 올 들어서는 30만톤급 초대형 원유운반선과 1만TEU급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을 잇따라 수주하면서 현재까지 총 39척, 약 26억 달러 규모의 3년치 조업 물량을 확보하기도 했다. 수빅조선소는 지난 4월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이 발표한 수주잔량 기준 전세계 조선소 순위에서 10위권에 첫 진입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수빅조선소는 필리핀 조선업의 성장은 물론 현지 경제 발전에도 기여했다. SBMA(수빅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수빅조선소의 선박 인도량은 지난해 상반기 5척에서 올 상반기에는 11척으로 2배 이상 증가함으로써, 수빅조선소는 올 상반기에만 11척, 금액으로는 9억 달러 상당의 선박을 인도하는 실적을 올리며 SBMA 내 최대 수출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까지 총 인도금액은 약 42억 달러에 달한다. 이러한 성과로 필리핀은 수빅조선소의 성과를 통해 현재 세계 4위의 조선국가로 올라섰다는 설명이다.안 사장은 "지금까지는 조선소 규모와 설비 등 양적 측면이 부각됐지만 앞으로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를 통해 고수익 선종으로의 질적 성장을 함께 이뤄 초대형선부터 고부가가치선, 해양플랜트에 이르기까지 건조능력을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이라면서 "향후 수빅조선소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조선부문 핵심사업장으로 육성하고, 영도조선소는 상선 및 고기술 특수목적선에 집중하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세계적 조선사로 재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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