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루탄수출 다시 한번 고민할때

양낙규 기자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방위사업청이 '최루탄' 딜레마에 빠졌다. 방위산업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최루탄 수출에 대한 승인을 해줘야 하지만 바레인과 터키 국민들이 시위를 하다 정부군이 쏜 국내산 최루탄에 맞고 사망한 사고가 발생하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한국산 최루탄 수출이 국제사회에 논란이 시작된 시점은 2011년 12월이다. 당시 바레인에서는 15세 소년 사예드 하시엠 사에드가 정부군이 쏜 한국산 최루탄에 맞아 사망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특히 국내 기업이 바레인에 2011년 이후 최루탄 144만발 이상을 수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권단체들은 한국을 정조준했다. 터키에서도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터키에서 민주화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해 6월16일 15살 터키 소년 엘반이 이스탄불 집 근처에서 빵을 사러가던 중 머리에 최루탄을 맞고 쓰러졌다. 269일간 의식불명 상태로 사투를 벌이던 엘반은 올해 3월12일 사망했다. 최루탄에 의해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한국은 물론 최루탄 수출국에 대한 인식은 나빠졌다.  국제인권단체는 한국을 비난했다. 엘반이 사망한 날 국제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산업통상자원부에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연락사무소를 통해 '한국기업이 OECD의 지침을 위반하면서 인권탄압국에 최루탄을 수출하고 있다"고 이의신청을 냈다. 방사청은 이를 받아들여 이집트, 우간다, 우즈베키스탄 등 9개국에 최루탄 수출신청을 유보해오다 미얀마는 9월에, 터키는 이달에 다시 수출을 승인했다. '사용자는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인권침해를 하지 않겠다'는 조건부 승인이었다. 그렇지만 이 같은 조건을 지키는 지 국내에서 확인하기란 쉽지 않다. 우리 정부는 최루가스(CS가스)의 위험성을 이유로 1999년부터 시위 현장에서 '무(無)최루탄 원칙'을 선언했다. 경찰은 또 2012년부터 국내에서 CS용액을 전량 폐기하고 신형 최루액을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최루탄을 시위대에 직격하는 방식이 아니더라도 주성분인 CS가스와 디클로로메탄의 유해성 때문이다. 최루탄 수출이 옳은 일인지 다시 한 번 고민해 봐야 할 때다.양낙규 기자 i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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