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멀티 골' 챔스 폭격

조별리그 4차전 2-1 승리 이끌어…레버쿠젠, 승점 9점 선두

손흥민[사진=김현민 기자]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손흥민(22·레버쿠젠)의 킬러 본능이 꿈의 무대에서 또 한 번 폭발했다. 손흥민은 5일 새벽(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페트로프스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니트와의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C조 조별리그 4차전 원정경기에서 두 골을 넣어 2-1 승리를 이끌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나온 첫 멀티 득점으로 지난달 2일 벤피카(포르투갈)와의 조별리그 2차전 원정경기(3-1 승)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2, 3호 골을 한꺼번에 기록했다.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은 레버쿠젠은 3승1패(승점 9)로 AS모나코(승점 5)와 제니트, 벤피카(이상 승점 4)를 제치고 조 선두를 지켰다. 2년 연속 16강 진출이 유력하다. 손흥민은 본선에서 세 골만 추가하면 박지성(33)이 보유한 한국 선수 챔피언스리그 통산 최다 골(6골) 기록과 동률을 이룬다. 왼쪽 날개로 나선 손흥민은 0-0으로 맞선 후반 23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선제골을 넣었다. 미드필드에서 하칸 칼하노글루(20)가 밀어준 프리킥을 카림 벨라라비(24)가 짧게 뒤로 내주자 약 25m 거리에서 정확한 오른발 감아 차기로 골대 오른쪽 구석을 공략했다. 상대 골키퍼 유리 로디긴(24)이 몸을 날렸으나 손이 닿지 않는 각도였다. 5분 뒤에는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중앙선 부근부터 라스 벤더(25)와 슈테판 키슬링(30)을 거쳐 넘어온 침투패스를 벌칙구역 정면에서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그물을 출렁였다. 상대 수비수 도메니코 크리시티코(28)의 태클을 따돌리는 순간 동작과 침착한 마무리가 돋보였다. 강하지는 않지만 빠른 타이밍으로 골키퍼를 꼼짝 못하게 만든 슈팅이었다.해외 언론에서도 찬사를 보냈다. 러시아 스포츠 매체 '델에프원'은 "손흥민의 맹활약이 제니트를 침몰시켰다"고 했다. 미국 'AP통신'은 "손흥민이 맹렬한 슈팅으로 첫 골을 넣었고 5분 만에 침착한 마무리로 두 번째 골까지 성공시켰다"고 했다. UEFA는 경기 최우수선수(MOM)로 손흥민을 선정했다. 경기 전 "레버쿠젠의 공격력은 손흥민과 벨라라비로부터 나온다. 이들을 봉쇄해야 한다"던 안드레 빌라스 보아스 제니트 감독(37)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빌라스 보아스 감독은 "레버쿠젠은 기회가 올 때마다 득점했다. 특히 세트피스에서 나온 레버쿠젠의 첫 골은 훌륭했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손흥민[사진=김현민 기자]

손흥민의 득점행진은 유럽 무대 5년차를 맞은 올 시즌 들어 한층 탄력이 붙었다. 분데스리가(4골)와 독일축구협회(DFB) 포칼(1골), 챔피언스리그(5골ㆍ플레이오프 포함) 등 출전한 경기에서 모두 골맛을 봤다. 열일 곱 경기에서 총 열 골을 넣어 함부르크 소속이던 2012-2013시즌부터 3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까지 달성했다. 10호 골을 기록한 시점도 발달게스하임과의 DFB 포칼 1라운드(8월 16일) 마수걸이 골 이후 82일만으로 2월 8일 묀헨글라드바흐와의 정규리그 원정경기(1-0 승)에서 고지를 달성한 지난 시즌보다 3개월이나 빠르다.손흥민의 물오른 득점력은 요르단(14일), 이란(18일)과의 중동 원정 2연전을 앞둔 축구대표팀에도 희소식이다. 이동국(35·전북)과 김신욱(26·울산) 등 최전방 공격수의 부상으로 시름하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60ㆍ독일)의 고민을 덜어줄 적임자다. 손흥민은 지난 6월 23일 알제리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2-4 패) 이후 국가대표 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문성환 본지 객원해설위원(30)은 "레버쿠젠은 발이 빠르고 슈팅 능력이 뛰어난 손흥민의 장점을 살리기 위한 연계 플레이에 집중한다. 국가대표 경기에서도 이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술 운용이 필요하다"고 했다. ◇ 손흥민 연도별 득점(정규리그 컵 대회 포함) 2010-2011시즌 함부르크 14경기 3골2011-2012시즌 함부르크 30경기 5골2012-2013시즌 함부르크 34경기 12골2013-2014시즌 레버쿠젠 43경기 12골2014-2015시즌 레버쿠젠 17경기 10골

손흥민 득점 장면

손흥민 득점 장면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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