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법-이용자보호' 사회적 합의 이뤄낼까

▲지난 16일 국회 법사위 서울고검 산하 검찰청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프라이버시 우선' VS '공익 목적 범죄 수사'[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다음카카오가 거듭 ‘감청 불응’ 방침을 밝히고 현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카톡 검열 논란’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일각에서는 아날로그 시대 만들어진 법을 디지털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범죄 수사를 위해 지금과 같은 법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논란이 쉽게 진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향후 감청 영장에 다음카카오가 응하지 않을 경우 범죄 혐의가 적용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카톡 논란’으로 사이버사찰에 대한 국민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용자 신뢰 확보를 위해서 현 통비법이 개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용자 정보 보호를 위해 노력해왔음에도 이용자들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상황을 지켜보면서 제도 개선을 위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데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자 정보보호'를 우선해 법을 해석한다면 현재까지의 대응과 달리할 부분이 있는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석우 대표는 국회 의원들의 질의에 "현재 법과 제도에 미비한 점이 있다"며 "디지털 시대에 맞는 저희 사업자의 의무사항을 규정해주시면 충실히 따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행법을 엄격하게 해석하면 이미 송수신이 완료된 카카오톡 대화내용은 감청 영장 청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감청 영장에 응하지 않아도 법 위반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현행 통비법은 과거 유선전화 때 만들어진 법"이라면서 "법적·제도적으로 디지털 시대에 맞게 사회적 합의가 되면 감청설비를 갖추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카톡 감청이 불가능해질 경우 범죄 수사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법사위 소속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은 국감에서 "다음카카오가 대화내용 암호화하고 수신확인된 메시지를 아예 서버에 저장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되면 유괴, 간첩사건, 유병언 같은 사람을 어떻게 검거하나. 다음카카오엔 저장이 안 되니 범죄의 확실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지 않냐"고 지적했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톡 대화의 서버 저장기간을 2∼3일로 단축하고 올해 안에 대화 내용을 암호화하는 ‘프라이버시 모드’를 도입해 감청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편 다음카카오가 앞으로 있을 법원의 감청 영장에 불응할 경우 '공무집행 방해'에 해당하는지를 두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공무집행 방해는 공무원에 대한 폭행 또는 협박이 있어야 하는데 아무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을 두고 혐의를 적용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적지 않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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