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로 치매뇌 실험모델 개발…치매원인 밝힌다

동물실험보다 시간 단축, 치료제 개발에도 도움될 듯

▲알츠하이머 뇌 실험모델 개발한 김영혜 박사.[사진제공=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알츠하이머(치매)에 걸린 뇌에 대해 인간줄기세포를 이용한 실험모델이 개발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 특징을 구현할 수 있고 치매 발병 원인을 밝히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원장 정광화, 이하 기초지원연) 질량분석연구부 김영혜 박사는 인간 신경줄기세포의 3차원 분화를 통해 알츠하이머 환자 뇌의 병리학적 특징을 구현한 실험모델(Alzheimer's in a Dish)을 개발하고 알츠하이머의 대표적 발병 이론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가설을 실험적으로 입증하는데 최초로 성공했다고 13일 발표했다. 김 박사는 인간 신경세포에 돌연변이 유전자를 삽입한 뒤 최근 주목받고 있는 3차원 배양기술을 통해 신경세포로 분화시킴으로써 알츠하이머 질환의 중요 요인인 베타 아밀로이드 펩타이드의 축적을 유도했다. 치매 환자 뇌 조직에서만 발견되는 노인반(Senile Plaque)을 구현했고 실험용 쥐에서 유도할 수 없었던 세포내 신경섬유다발(Neurofibrillary Tangle)을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기존 모델에서는 아밀로이드 가설의 신경섬유매듭과 베타 아밀로이드의 연관성을 설명할 수 없었는데 새 모델을 통해 둘 사이에 연관성이 있음을 처음으로 입증한 것이다. 그동안 치매를 포함한 뇌질환 연구는 주로 생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 의존해 왔다. 생쥐의 뇌 조직과 생리현상이 인간과 크게 달라 생쥐를 이용한 기초 연구가 인간 대상 임상실험과 상이한 결과를 보이던 문제점이 있었다.이번 연구는 이런 문제점을 보완했고 동물모델에 비해 제작이 쉽고 실험에 소요되는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치매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셈이다. 또 연구 시료 수급과 모델 제작에 어려움이 큰 다른 퇴행성 뇌질환 연구에도 적용될 수 있는 것도 큰 성과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지원연과 미국 하버드 의대(Harvard Medical School)의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MGH) 김두연 교수 등의 공동연구를 통해 이뤄졌다. 네이처(Nature)지 10월 12일자 온라인판 (논문명: A three-dimensional human neural cell culture model of Alzheimer's disease)에 실렸다. 김 박사는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 질환의 발병 메커니즘에 대한 중심가설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세계 최초 사례로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연구를 가속화 할 수 있는 실험 모델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계속되는 연구를 통해 치매 바이오마커를 발굴하는 연구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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