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위원장 맡은 김지형 전 대법관에 '삼성의 도구로 쓰이는 것 안타까워' 주장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백혈병 등 직업병 발병자들의 문제 해결을 위해 협상하던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원회가 설립하기로 합의한 조정위원회를 '삼성의 도구'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10일 반올림은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원회가 조정위원장으로 추대한 김지형 전 대법관에게 공개서한을 통해 "조정위원회는 삼성의 말을 듣지 않는 반올림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틀어막기 위해 만든 도구"라며 "김 변호사(김 전 대법관) 같은 사람이 삼성의 도구로 쓰이는 것이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반올림 교섭단은 활동가들과 발병자 및 피해 가족들 8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이중 6명은 삼성전자가 피해 보상 기준을 먼저 만들고 이를 전체 피해자들에게 적용하자는 삼성전자의 의견을 받아들여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를 만들었다. 현재 반올림측에는 황상기씨, 김시녀씨(피해자 한혜경씨 어머니) 2명의 피해자 가족들과 활동가들만 남은 상황이다. 반올림측은 서한을 통해 "협상의 엄연한 당사자인 반올림이 조정위원회에 반대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가족대책위와 합의했으니 문제될 것 없다며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성실하게 책임지지 않고 조정위원회를 내세워 면피하려는 삼성전자의 태도에 우리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적, 인격적으로 훌륭한 사람들을 도구로 이용하는 기업들의 모습을 너무도 많이 보아왔다"면서 "나는 좀 다르겠지라며 생각하면서 시작하지만 (중략) 결국 우리의 목소리를 틀어막는 손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올림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가족대책위원회측은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상에 참여한 피해자 및 가족들 8명 중 6명이 가족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조정위원회 설립을 제안, 김 전 대법관을 조정위원장으로 추대한 상황에서 가족대책위를 삼성의 말을 잘 듣는 피해자로 치부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가족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당사자가 반올림이라는 표현을 계속 사용하고 있는데 피해자 및 가족들이 당사자가 아니면 누가 당사자라는지 모르겠다"면서 "사과 논란만 되풀이 하다가 조정위원회 설립이 가시화 되자 이전 논의를 다시 하자는 반올림측 활동가들이 과연 성실하게 교섭을 진행했는지 스스로 되짚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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