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아쉬운 정유업계 '본업보다 부업'

정제마진 하락에 정유업 대신 윤활유·등유 등으로 눈 돌려[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실적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정유사들이 활로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정제마진 하락으로 본업인 정유업 대신 윤활유와 등유 등의 사업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특히 각 정유사의 윤활유 사업부문은 올 2분기에도 선방하며 모태사업의 구원투수로 떠올랐다.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윤활유 전문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를 통해 자사의 대표 윤활유 브랜드인 지크(ZIC)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독자 유통망 구축에 나섰다.SK루브리컨츠는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자동차 정비소 스피드메이트의 전국 700여개 지점과 대형 카센터, 오일교환소 등과 제휴를 맺고 윤활유 전문 유통채널 브랜드인 '아임지크(I'm ZIC)' 사업장을 구축했다. SK루브리컨츠는 가맹점 수를 내년까지 총 1000~200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SK루브리컨츠 관계자는 "윤활유 선도 업체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독자 유통망을 구축하게 됐다"며 "국내 가맹점을 확대하고 윤활유 사업의 해외 거점지역인 러시아 등에 해외 가맹점을 여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정유 4사는 지난해 중순 현대오일뱅크가 자동차 엔진오일 '엑스티어(XTeer)'를 출시한 것을 마지막으로 모두 윤활유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최근에는 윤활유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가열화되는 모습이다. 공급 과잉, 정제마진 하락 등의 여파로 본전도 못 찾는 정유부문과 달리 윤활유 부문은 최근 수년간 꾸준히 이익을 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정유3사 윤활유 수출액은 3조원에 육박했다. 다음 달에는 현대오일뱅크가 윤활유의 원재료인 윤활기유 생산을 처음으로 시작, 시장 쟁탈전이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또 S-OIL은 이달부터 등유 주문 접수를 시작했다. 주택 난방용으로 소비되는 등유 성수기에 대비해 주문 시스템을 강화하는 동시에 부모님의 사랑 등을 주제로 한 고객 사연 공모 이벤트도 진행한다. S-OIL은 등유 배달판매를 적극 활성화해 계열 주유소들의 수익 증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하지만 이처럼 본업으로 축난 실적을 부업으로 메우는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너도나도 윤활유 시설 투자에 나서고 있어 하반기에 윤활유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면서 "국내 시장은 한정돼 있는데 경쟁자가 너무 많고, 주로 해외 수출을 통해 돈을 벌어들이는 만큼 해외 경기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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