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비교성향 높은 사람, 덜 행복하고 더 이기적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자기가 가진 것을 남과 비교하는 성향이 강한 사람일수록 덜 행복하고 이기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비교성향이 1점(5점 척도 기준) 높아지면 소득 2000만원이 감소했을 때 행복감에 미치는 악영향과 맞먹었다.1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비교성향의 명암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 가운데서는 여성, 젊은층, 자녀가 있는 사람, 고소득층이 상대적으로 강한 비교성향을 나타냈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3구에 거주하는 사람의 비교성향이 가장 높았다. 이는 강남 고소득층 젊은 타이거맘이 주도하는 열띤 자녀교육경쟁과도 연계된다.보고서를 작성한 김희삼 연구위원은 "비교성향이 강할수록 집단추종(herding), 극대주의, 이기주의 성향이 강했다"며 "경제적 성과와 소비성향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소득 변수를 제외하고 소득창출 잠재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비교했을 때 비교성향이 강할수록 경제적으로 더 잘나갔다. 5점 척도 비교성향 1점이 높을수록 취업자의 월평균 소득은 28.9% 높았다. 김 연구위원은 "비교성향이 강한 사람은 삶에서 일을 중시하고 경쟁적 환경에서 전력투구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목표를 위해 다른 가치를 희생하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비교성향이 높을수록 빚을 지면서도 소비하려는 과소비 경향도 강했다. 5점 척도 비교성향이 1점 높을수록 주당 쇼핑시간이 9.2% 증가하고, 가구수준의 월평균 총소비지출이 5.1% 늘어났다. 물질적 우위에 반해, 대가도 있었다. 비교성향이 강할수록 지난 1년간 입원경험 비율, 음주비율, 불안감, 스트레스, 우울증, 불면증 등이 높았다. 현재의 전반적인 행복감은 5점 척도 비교성향 1점이 높을수록 0.237점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김 연구위원은 "비교성향이 현 단계 우리사회에서 갖는 의미를 현명하게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비교성향의 순기능이 축소되고 오히려 비교성향에 따른 사교육 과열경쟁 등이 사회적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조기개입을 통해 학습격차의 누적과 심화를 예방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상대평가의 부작용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행복증진을 위해서는 한국인이 치중하는 일과 경제력 외에도 인간관계, 건강, 공동체 영역의 웰빙도 고려하는 균형 잡힌 삶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한편 KDI는 비교성향 조사를 위해 2013년 10~11월 전국 성인(20~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행동경제학의 실험적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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