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2030세대는 평생 자신이 공공 부문에서 받는 혜택보다 1인당 평균 1억원 이상을 초과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른바 4대 보험(국민연금ㆍ건강보험ㆍ고용보험ㆍ산재보험)을 비롯한 각종 공공 연금과 보험을 꼬박꼬박 내면서도 정부와 공공기관으로부터 받는 혜택의 총액이 1억원 넘게 적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어제 펴낸 '인구구조 변화가 재정정책의 지속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의 핵심 내용이다.보고서에 따르면 연령대가 젊을수록 부담이 혜택보다 크다. 40대 7000만~9000만원대, 50대 3000만원대 등 나이가 들수록 초과 부담액이 줄어들다가 50대 후반부터는 부담보다 혜택이 더 많은 구조다. 특히 현재의 정부 재정 및 공공 연금ㆍ보험 지출 구조가 그대로 유지되면 2012년 이후 태어난 미래 세대의 초과 부담액은 3억9600만원에 이르리란 예상이다.공공 연금과 보험은 경제활동이 왕성한 젊은 나이에 부담했다가 나이가 들어 활동하기 어렵거나 아프거나 다쳤을 때 돌려받는 것이다. 젊은 세대가 고령층을 부양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그래도 젊은 세대일수록 나중에 받는 혜택이 그동안 부담한 것을 크게 밑도는 구조로는 세대 갈등 등 사회 문제를 야기하고 공적 연금 및 보험 제도 자체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당할 수 있다. 공적 연금과 보험의 수급ㆍ부담 구조를 보다 합리적으로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 공공연금 개혁은 미래 세대의 부담을 덜고 국가 재정 건정성의 악화를 막는 데 꼭 필요한 일이다. 젊은 세대가 왜 결혼을 꺼리고 아이를 낳지 않는지에 대한 근본 처방도 절실하다. 우리나라는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만들고 100조원 넘는 예산을 투입했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정권에 따라 정책의 우선순위가 바뀌고 관련 정책도 우왕좌왕한 탓이다. 보다 획기적인 결혼ㆍ출산 장려정책을 써야 한다. 자녀 양육비는 물론 사교육비와 주거비 부담을 낮춰줘야 한다. 직장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적극 유도해야 한다. 하나 최경환 경제팀의 정책 초점은 단기 경기부양에 맞춰져 있다. 국가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저출산ㆍ고령화의 재앙을 차단하는 정책에도 관심을 쏟기 바란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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