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현대차그룹
지주사 전환, 금융계열사 정리 없으면 불가능···지주→현대차→기아차 구상
▲현대차그룹 지배구조도
[아시아경제 박민규ㆍ김소연ㆍ정준영ㆍ박미주 기자] 삼성그룹이 3세 승계작업에 속도를 내자 시선은 재계 양대산맥인 현대차그룹으로 향하고 있다. 삼성과 마찬가지로 3세 경영 승계와 순환출자 해소라는 과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여의도 증권가에선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이 최대주주(지분율 31.88%)인 현대글로비스가 승계작업의 중심역할을 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 합병' 시나리오 유력= 경영권 승계와 관련, 현대차그룹 역시 삼성그룹과 마찬가지로 취약한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문제다. 현재 정 회장이 보유 중인 핵심 계열사 지분은 현대차 5.17%, 현대모비스 6.96%로 두자릿수가 되지 않는다. 정 부회장도 기아차 1.74%와 현대차 6445주를 보유하고 있다. 순환출자 구조의 정점인 현대모비스 주식의 경우 단 한주도 갖고 있지 않다. 그러나 정 부회장이 그룹을 승계하려면 순환 고리의 정점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 부회장이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16.9%를 사들이는 게 가장 깔끔한 방식이다.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순환출자 고리도 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로 이어지는 수직 지배구조도 완성된다. 그러나 이 지분을 사들이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지난 19일 종가 기준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가치는 4조6900억원에 달한다.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가치는 3조2200억원 규모.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직접 사들이기엔 1조5000억원 가량 부족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로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한 뒤 시간을 두고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가장 유력하게 꼽고 있다. 현대모비스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지주사와 현대글로비스를 합병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정 부회장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합병법인의 지분 17.1%를 확보하게 된다.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16.9%를 자사주로 매입해 소각할 경우 정 부회장은 합병법인 지분을 19.7%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현대카드, 금융지주사로 전환?= 중간금융지주가 허용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당장 지주사 전환을 택할지도 의문이다. 강성부 신한금융투자 채권분석팀장은 "현대차그룹의 경우 금융계열사로 인해 현행법상 지주사 전환이 힘들다"면서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가 지배구조 개편의 중심에 놓이겠지만 현재로선 지주사 강제 전환 요건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금융계열사는 현대캐피탈ㆍ현대카드ㆍ현대커머셜ㆍHMC투자증권ㆍ현대라이프생명보험 등으로 이 중 상장사는 HMC투자증권뿐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모비스가 최대주주(지분율 58.61%)인 현대라이프생명보험을 제외하면 캐피탈ㆍ카드ㆍ커머셜ㆍHMC투자증권은 모두 현대차가 각각 56.47%, 36.96%, 50%, 26.27%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현대커머셜이 현대라이프생명보험과 현대카드 지분을 각각 39.44%, 5.54% 보유하고 있지만 나머지 계열사의 경우 현대ㆍ기아차 등이 지분 다수를 갖고 있다. 당장 지주사로 전환하게 되면 금산분리 규제에 따라 대대적인 지분 정리가 수반돼야 한다. 자동차 수직계열화에서 자동차 할부판매 사업을 맡고 있는 현대캐피탈의 몫이 중요한데 이를 떼어놓기는 힘들다. 현 정부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인 중간금융지주가 도입되더라도 간접지배체제 구도를 갖추려면 고심해야 하는 대목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룹 주력인 현대차와 금융계열사 가운데 가장 이익 규모가 큰 현대카드의 역할이 조명된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산분리가 강화될수록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금융계열사는 중간지주회사 등 간접지배체제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다수 금융계열사의 최대주주인 현대차가 우선적으로 모든 금융계열사 지분을 매입한 뒤 금융ㆍ비금융부문으로 분할해 금융지주사로 떼어내거나, 혹은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금융부문을 재편 중인 삼성그룹과 마찬가지로 현대카드에게 그 역할을 맡기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현대카드 주식 5.44%를 들고 있던 현대제철의 경우 지난해 4월 보유 지분을 전량 현대차로 넘겨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기획취재팀= 박민규ㆍ김소연ㆍ정준영ㆍ박미주 기자>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증권부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증권부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증권부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