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 새누리당 서병수vs무소속 오거돈
여권 선호층과 무당파측 지지 팽팽徐 "힘있는 여당후보", 朴心 내세워吳 "일 잘하는 후보" 변화 바람 기대[아시아경제 장준우 기자]"인자 고마 바꿔볼 때도 안 됐습니꺼. 그동안 새누리당에서 마이 해묵었다 아인교. 근데 별로 좋아진 게 없습디다. 부산이 인자는 좀 변해야지요." 최모씨(54ㆍ부산 중구)"그래도 부산하면 새누리당이지예. 야당은 안됩니데이. 오거돈이는 당도 없으니 시장된다케도 힘도 몬쓸낀데 기왕이면 대통령하고도 가깝고 힘 있는 당 후보가 마 더 안 낫겠습니꺼." 박모씨(62ㆍ부산진구)6ㆍ4 지방선거를 15일 앞둔 20일 부산의 민심은 요동치고 있었다. 부산에선 1995년 민선1기 시장 선거 이래 단 한 번도 야권에 시장 자리를 내준 적이 없어 '여권의 텃밭'으로 불리는 곳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오랜 경기침체로 인해 "한번 바꿔보자"며 오거돈 무소속 후보를 지지하는 20~40대가 주축이 된 무당파층과 "그래도 부산은 여당"이라며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하는 50ㆍ60대 이상 기존 여권선호층 간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서병수 새누리당 부산시장 후보(오른쪽 두번째)
서 후보는 '친박(친박근혜)' 핵심인사로 꼽힌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세가 높은 부산인 만큼 박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도 후보 명함에 새겼다. 그만큼 서 후보에게는 '박심'과 여당이라는 배경이 강점으로 통한다. 또 4선 의원으로서 중앙에서 정치력을 갈고 닦았다는 것도 긍정적으로 인식된다.자갈치시장에서 건어물을 판매하는 김모씨(여ㆍ55ㆍ영도구)는 "아무래도 (서 후보가) 국회의원을 오래 했고 박 대통령과 친하다니 (시장이 되면) 중앙에서 예산을 더 가져올 것 아니냐"며 "당적도 없는 오 후보가 당선되면 지금보다 발전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지난 19일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도 민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였다. 남포동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백모씨(여ㆍ62ㆍ중구)는 "세월호 사고로 가슴이 아프고 정부와 새누리당에 실망해서 이번에는 투표를 안하려고 했지만 박 대통령의 진심어린 눈물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고 털어놨다.부산 기업인들은 서 후보에 대한 기대가 더 높았다. 기장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이모씨(41ㆍ해운대구)는 "서 후보가 기업을 경영한 경력도 있고 해서 친기업 마인드가 있는 걸로 안다"면서 "서 후보가 시장이 되면 관료출신인 오 후보가 되는 것보다는 기업 운영하기는 더 좋을 것 같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오거돈 무소속 부산시장 후보(오른쪽 두번째)
부산시장 권한 대행과 해수부 장관 이력을 가진 오 후보는 '일 잘하고 똑똑한 후보'라는 인식이 퍼져있었다. 시장대행 경력과 두 번의 시장선거 낙선 경험으로 인해 인지도는 서 후보에 비해 높다는 점이 강점으로 통한다. 스스로 박 대통령 지지자라고 밝힌 택시운전기사 장모씨(58ㆍ금정구)는 오 후보에 대해 "시장 대행 때 APEC도 부산에 유치시키고 참 일을 잘했다"면서 "그동안 야당후보로 나온 것만 아니었으면 진작에 시장이 됐을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주부 최모씨(여ㆍ39.수영구)는 "오 후보가 말 더듬는 장애가 있지만 그래도 똑똑하고 경험도 많다고 들었다"며 "(오 후보가) 당선되면 부산에도 변화가 있을 걸로 기대한다"고 전했다.두 후보에게 붙어 있는 '정치인'과 '관료출신'이라는 꼬리표는 강점이면서 동시에 약점으로도 작용했다. 시민들은 서 후보에 대해 "시정 경험이 부족해 행정에는 어두울 것"이라는 점을, 오 후보에 대해서는 "지방관료로 오래 일해 중앙정부와의 정치력 싸움에서는 밀릴 것"이라는 점을 단점으로 지적했다.공중파 방송 3사가 15~17일 실시한 17개 시ㆍ도지사 선거 여론조사에서는 서 후보가 39.6%로 오 후보(34.2%)를 5.4%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오차범위와 남은 선거기간을 감안하면 섣불리 결과를 예측하긴 힘들다는 분석이다.일각에서는 5% 내외의 지지율을 보이는 고창권 통합진보당 후보의 표가 이번 선거의 변수가 될 것으로 봤다. 고 후보가 중도에 사퇴할 경우 오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더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옛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과 통합진보당에 대한 반감이 만만찮아 오히려 섣부른 야권연대는 표심을 깎아 먹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학생 고모씨(23ㆍ금정구)는 "새누리당 후보가 싫어서 오 후보를 지지하지만 그렇다고 통합진보당과 연대한다면 (오 후보를) 찍는 걸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부산=장준우 기자 sowha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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