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원·달러 환율이 5년9개월 만에 최저치인 1020원대를 기록하고 여기에 외국인의 대량 순매도가 가세해 코스피 지수를 끌어내리면서 환율로 인한 외국인 매도세가 코스피 추가 하락을 이끌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서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대량 매도세와 환율 급락과의 명확한 인과관계를 찾기 힘들고 또한 현재 환율 급락으로 인한 수출대형주들의 피해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원 오른 1923.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증시 개장 직후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123억원 매수우위를 보이다가 곧바로 매도세로 전환해 283억원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6.06포인트(0.31%) 오른 1945.94에 장을 시작했다. 전일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7.8원 하락한 1922.5원에 마감됐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260억원 순매도를 보였고 코스피 지수는 1% 하락한 1939.88을 기록해 1940선이 무너졌다. 그러나 외국인 매도세와 환율 급락은 사실 큰 인과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원화 강세와 외국인 매도세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는 사실 이례적인 경우이며 일반적으로는 원화 강세 시에는 외국인이 매수세를 보인다"며 "5월 초 연휴기간 동안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가 약세를 보였던 것이 연휴가 끝나고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환율이 급락한 측면이 있고 은행 간 외환거래에서 달러공급이 많아진 것 등 다양한 대내외적 요인이 작용한 것이기 때문에 이번 환율 급락과 외국인 매도세 간의 인과관계는 적은 편"이라고 밝혔다. 실제 작년 코스피가 고점인 2059.58을 기록한 10월30일을 전후로 원·달러 환율은 10월14일부터 30일까지 13거래일간 11.3원 하락했고,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은 2조7903억원 순매수를 보였다. 올해 최고점인 2008.61을 기록한 지난달 10일에도 7~10일 원·달러 환율은 4거래일간 15.2원 하락했고 이 기간 동안 외국인 순매수는 9106억원을 기록했다. 환율에 민감한 일부 수출대형주의 타격은 예상되지만 장기적인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출대형주 중에서도 환율에 민감한 업종은 현지 공장 비율이 적고 국내 생산량이 많은 자동차 업종이지만 이번 환율 급락이 장기적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미 주가에 환율 문제가 상당히 선반영된 측면이 있고 주 경합 대상인 일본의 엔·달러 환율이 크게 움직이지 않아 엔화의 추가 절하가 우려되지 않기 때문에 환율로 인한 피해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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