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글로벌 조선 강국인 우리나라는 연안 여객선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글로벌 조선 업계 1위인 국내 조선업계가 여객선을 못 만드는 게 아니라 안 만들기 때문이다. 영세한 국내 해운업계 상황탓에 조선사들이 여객선 건조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22일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지난 1994년 이후 국내 조선소 여객선 수주 실적은 20척 미만이다. 현대중공업은 2000년 스웨덴 스테나사로부터 다목석 여객선 2척을 수주한 이후로 여객선 수주 실적이 없다. 삼성중공업은 2007년 스웨덴 선사부터 여객선을 수주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0년 튀니지 국영선사인 코투나브와 호화 페리선을 수주해 2012년에 인도했다. 국내 조선 빅3는 컨테이너선,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상선 분야에서 1위지만 여객선 시장에는 눈길을 주지 않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크루즈선의 경우 국내 조선업계가 꾸준히 노크를 하고 있지만 여객선은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건조시 수지 타산이 맞지 않다"면서 "대우조선해양이 2010년에 수주한 페리선의 경우 최대 3200명의 승객과 1000여대의 자동차가 탈 수 있는 준크루즈선이었다"고 말했다. 건조 설계 능력이 충분이 되지만 초호화 여객선이 아니라면 수주 산업 특성상 주문이 많은 대형컨테이너선, LNG선을 만드는 게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설명이다.여기다 국내 영세한 해운 업체들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국내 조선사들에게 발주 자체를 하지 않는 것도 또다른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해운 업체들은 신규 여객선 도입보다 값싼 해외 중고 선박을 선호하기 때문에 사실상 국내 시장이 씨가 말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해운조합의 '2013년 연안해운통계연보'를 보면 전체 여객선 217척 가운데 선령(船齡) 20년 이상은 67척(30.9%)이다. 이중 절반이 유럽산이거나 일본제다. 이번에 침몰된 세월호 역시 1994년 일본에서 건조돼 2012년 일본에서 수입됐다.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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