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식 방통위원 '국민 의심 해소하지 못한 탓!'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33년 동안 KBS 수신료가 왜 안 올랐나?"KBS 수신료 인상안을 두고 김충식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경재) 상임위원의 자문자답이 뒤 늦게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위원은 지난 2월28일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KBS 수신료 인상안을 두고 "30년 이상 KBS 수신료가 오르지 않은 이유가 뭐라고 보느냐"고 질문한 뒤 "국민들이 (KBS를 두고) 공영성과 공정성에 대해 의심을 하고 수신료를 낼 수 없다고 판단한데 있다"고 스스로 답했다. 방통위는 2월28일 KBS의 수신료 인상안을 3대2 찬성으로 가결했다. 방통위는 그 근거로 ▲1981년 이후 33년 동안 동결 ▲공영방송 재원 구조개선 필요 ▲상업광고 축소·폐지 통한 공영방송 실현 ▲2012년 말 기준 KBS 전체 재원 중 광고수입 비중(39.8%)이 수신료수입 비중(37.3%)보다 높은 재원 구조 등을 곱았다.
▲KBS 수신료 인상안 진행상황.
KBS가 제출한 자구계획 노력에도 이번 방통위 수신료 인상 가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다. KBS는 앞으로 5년 동안 인력감축, 사업경비 5% 절감, 유휴자산 매각으로 총 6480억원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KBS는 신규채용을 줄이고 명예퇴직 실시로 2018년까지 161명 인력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인건비는 546억원 줄이고 방송제작비, 시설운영비 등 사업경비를 5% 절감하겠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수신료 인상과 함께 세 가지를 KBS에 주문했다. 첫째 경영투명성과 효율성 강화를 위해 수신료와 광고 등의 재원을 회계상 분리하고 회계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것. 둘째 수신료 산정 절차의 전문성, 객관성과 독립성 확보를 위해 별도의 전담기구를 마련하라고 밝혔다. 셋째 KBS는 프로그램 제작과 편성의 공정성에 대해 사회적 논란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고 보도 공정성과 제작 자율성 보장을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지적했다.김충식 위원은 전체회의에서 "30년 이상 KBS 수신료가 오르지 않은 이유가 뭐라고 보느냐"고 질문한 뒤 "국민들이 공영성과 공정성에 대해서 의심을 하고 수신료를 낼 수 없다고 생각하는 데 있다"고 단언했다. KBS가 33년 동안 수신료 인상을 강력하게 요구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이다. 김 위원은 "수신료는 국민 부담에 대한 준조세 성격이 강하다"며 "(KBS가)스스로 자체 구조 노력이나 경비 절감, 회계 분리, 자기 혁신 노력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금까지 흘러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김 위원은 "누구의 집권 체제 아래에서도 KBS가 국민을 위한 방송으로 남는다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한편 방통위에서 가결된 KBS 수신료 인상안은 관련 법률에 따라 국회에 제출된다. 국회 상임위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된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현재 편성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방송법 개정안을 두고 파행을 겪고 있어 처리 안이 통과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이다. 편성위원회 구성을 두고서도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거대 공룡'인 KBS 수신료 인상은 '핵폭탄급 이슈'이기 때문이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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