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인 수주 부진…내부에서도 경고 목소리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공공기관 정상화방안이 강도 높게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한 공공기관의 실적부진이 도마에 올랐다. 과잉 복지나 방만 경영과는 거리가 있지만 영속법인으로서 기본적으로 확보해야 할 일감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다. 주인공은 건설공사 감리 전문 공공기관인 한국건설관리공사. 내부에서조차 수주 부진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12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건설관리공사는 2011~2012년 2년 연속 적자를 봤다. 각각 46억원, 21억원 영업 손실을 냈다. 지난해는 영업이익 8억원을 거둬 가까스로 적자를 면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주액으로 따지면 230억원으로 당초 목표 대비 51% 수준에 머물렀다.실적 부진이 계속되자 공사는 내부적으로 수주 목표액을 낮춰 잡았다. 올 1월 취임한 김원덕 사장의 경영 계약 내용과 올해 예산편성상 수주 목표는 450억원이나, '실질적'인 수치는 이보다 100억원 적은 350억원으로 세운 것. 공사 관계자는 "정부 지원을 받는 것도 아니고 3년째 적자가 나면 상당한 위기감이 감돌았겠지만 경영 관리를 한 덕분에 흑자로 돌아섰다"며 "올해 수주 목표는 시장 상황으로 볼 때 무리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러나 내부에서는 수주 부진 현상을 타개할 자구책이 필요하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연간 400억원 이상의 일감을 수주해야 현재의 인력구조를 유지하며 정상적 경영이 가능하다는 지적에 비하면 최근 2~3년간 실적은 너무 적다. 더욱이 지난해 수주액 230억원을 감안하면 올해는 350억~400억원, 2015년 350억~400억원 정도는 일감을 따내야 몸집을 유지할 수 있다.이사회의 한 관계자는 "올해 350억원을 수주해도 지난해 수주 목표 미달로 2015년 이후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주가 저조하면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이사는 "향후 3년간 수주 부진이 예상된다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공사 측은 용역업의 특성상 수주 예측을 할 수 없고 전반적으로 건설경기가 좋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토목분야는 주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물량을, 건축분야는 민간 아파트를 포함해 감리용역을 수주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현재 600여개 가까운 민간 감리업체가 있고 이들과 경쟁을 통해 수주해야 한다"며 "그동안 공을 들여온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정부의 40억원 규모 도로공사 감리용역을 따내면 수주난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공사는 1999년 감리 전문 공공기관으로 설립된 4개 감리공단을 모체로 통합 출범한 기타 공공기관이다. 한국도로공사(42.5%), 한국토지주택공사(38.6%), 한국수자원공사(18.9%)가 총 93억원을 출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건설부동산부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