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스마트폰 약진하지만…日 가마우지 노릇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성장하고 특히 샤오미(小米)가 약진하는 것을 일본 부품업체들이 환영하고 있다고 최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전했다. 우선 일본 부품업체들은 최근 삼성전자와 애플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져 위험이 커졌다고 여기던 참이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설명했다. 애플과 삼성에 매출을 크게 의지하고 있다가 이들 두 회사가 순이익 감소나 다른 요인으로 뒷걸음질치면 부품 공급업체는 더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이런 가능성을 걱정해온 일본 부품업체들에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부상은 반가운 일이라는 얘기다. 또 중국 업체들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성능이 뛰어난 일본 부품을 더 찾을 것이라고 일본 업체들은 기대한다.
현재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300개가 넘는 중국 제조업체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에는 레노버, 쿨패드 브랜드로 판매하는 유룡컴퓨터통신사이언티픽, 화웨이(華爲), 샤오미 등 4개사가 시장점유율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이 순서대로 2~5위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에서 팔린 스마트폰의 약 20.5%를 공급했다. 레노버와 쿨패드는 각각 13.1%와 10.8%를 차지했다. 화웨이는 9.8%, 샤오미는 6.4%의 시장점유율을 올렸다. 애플은 5.9%, 중국 ZTE는 5.4%를 기록했다. 지금도 뜨거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이 앞으로 한층 치열해지면서 성능이 뛰어난 일본 부품을 더 찾게 되리라고 일본 업체들은 예상한다. 중국의 애플로 불리는 샤오미가 이런 추세를 선도하고 있다. 샤오미는 설립된 지 3년 만에 애플을 추월했다. 샤오미의 비약적인 성장 비결 중 하나가 품질이 좋은 부품을 쓰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성능에 대한 믿음을 심어줬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샤오미는 지난해 10월에 출시한 Mi3 모델에 디스플레이는 일본 샤프의 IPS 액정패널을 썼고 카메라 이미지 센서는 소니의 상보형금속산화반도체(CMOS)를 넣었다. 또 히로세 일렉트릭과 항공전자의 커넥터를 활용했다. 필터를 비롯한 몇몇 부품은 무라타공작소와 타이요유덴(太陽誘電) 것을 썼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들 부품은 삼성전자와 애플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니혼게이자이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인도와 중동, 아프리카를 공략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일본 부품업체들이 더 많은 물량을 주문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중국에서 4세대(4G) 이동통신시대가 열리면서 스마트폰 시장이 진화하고 부품업계도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샤오미는 올해 시분할 롱텀에볼루션(TD-LTE) 표준과 호환되는 4G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시장조사회사와 언론매체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강력한 도전자로 부상하고 있다며 중국 업계가 무섭게 치고 올라올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시장조사회사 칸타는 샤오미와 화웨이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시장을 주도하게 됐다며 이들을 가장 경계해야 할 기업으로 삼성전자를 가리켰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삼성전자와 애플의 라이벌은 중국 브랜드라며 쿨패드와 샤오미 등의 강점을 분석하는 기사를 지난달 내보냈다. 시장조사회사 카날리스는 올해 중국에서 스마트폰이 4억2200만대 팔릴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해 판매된 것으로 추정되는 3억5400만대에 비해 20% 가까이 성장한다는 전망이다. 소비자 소득이 늘어나고 고속으로 성장하는 시장에서 더 많은 몫을 차지하려는 경쟁은 품질에 초점이 맞춰질 공산이 크다. 일본 부품업체의 기대가 실현될 가능성이 큰 이유다. 그렇게 될 경우, 중국 토종 스마트폰 업계가 일본의 또 다른 '가마우지'가 아닌가 하는 측면도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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