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머리와 손발이 같이 뛰네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충남 당진시 송악읍 고대리에 위치한 현대제철 당진 제철소. 최근 이곳에서는 달라진 풍경이 있다. 이 회사 정문앞 8차선 도로 건너편에 위치한 냉연2공장과 연결된 지하도로로 인적 물적 교류가 활발해졌다. 지난해 12월31일자로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의 냉연 부문을 인수 합병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이 공장은 현대하이스코의 냉연공장이었는데 새해들어 현대제철과 한지붕 한가족이 됐다.현대제철 당진제철소 관계자는 "이전에는 냉연2공장이 제철소 밖에 위치해 있다 보니 거리 문제도 있지만 심리적으로 다른 회사로 여겨졌었다"며 "이제는 한 회사가 돼 교류가 더욱 편하고 늘어나게 됐다"고 말했다.현대제철의 하이스코 냉연 부문 합병 후 달라진 풍경은 이뿐 만이 아니다. 생산 공정에서도 변화가 생겼다. 현대제철은 과거 고로에서 선박용 열연, 전기로에서 건설용 철근과 H형강 등을 각각 생산하는 단절된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냉연 생산 라인에서 직접 자동차 강판을 생산해 현대자동차 생산 라인에 공급한 후 폐 강판은 다시 자동차 리사이클링 센터를 거쳐 전기로로 투입돼 건축용 강재를 생산할수 있는 순환 고리형 체제로 바뀌게 됐다.기자가 찾은 냉연2공장에서는 현대제철에서 생산된 열연 코일을 자동차용 강판으로 쓰일 냉연코일로 가공하고 있었다. 냉연 라인은 철강업계 반도체와 비교될 정도로 정밀한 생산라인을 자랑한다. 생산 공정에 모래 알갱이 하나만 들어가도 전체 라인이 멈출 정도라는 것이다. 송기원 당진제철소 대리는 "냉연 생산 공정에서 코일 표면에 붙은 각종 오일, 먼지 등의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800도 가량의 고온으로 열처리를 진행하는 것은 정밀한 작업을 요구한다"며"냉연라인은 철강업계의 반도체 공정으로 부를 정도로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자동차 강판 생산 뿐만 아니라 관련 연구도 모두 한 곳에서 이뤄질 수 있게 됐다. 제철소 내 4개의 연구동으로 구성된 기술연구소에서는 현대기아자동차,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출신 연구진들이 모두 모여 초고장력 강판(AHSS) 등 첨단 자동차용 소재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자동차 개발 단계부터 현대자동차와 현대제철 연구진이 함께 자동차 강판 개발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올해 출시되는 현대차 아반떼 후속 모델에 사용될 초고장력 강판과 관련 통합된 연구진들이 맡게 됐다. 이처럼 연구과제가 늘다 보니 현대제철은 현재 400여명의 연구진을 600명 까지 늘릴 방침이다. 정유동 기술연구소 고객기술개발팀장은 "자동차 강판 연구 협업 체제가 현대하이스코 냉연 부문 인수 이전 보다 더 긴밀해졌다"며 "늘어난 업무 만큼 연구원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이같은 일관 생산 체제 구축으로 현대제철은 글로벌 철강사로 발돋움 하기 위한 준비를 사실상 끝냈다. 8500억여원을 투자한 세계 최초의 밀폐형 원료 하역, 이송, 저장 설비로 환경 오염 문제도 해결했다. 남은 것은 산업 현장 안전 문제 뿐이다. 현대제철은 안전관리 기능강화를 위해 기존 안전환경본부를 폐지하고 안전관리실을 당진제철소장 직속으로 재편했다. 올해 안전 관리에 1200억원의 예산을 책정하고, 전사 현장 조직에 안전관리를 위한 조직 및 인력 강화를 추진할 방침이다.유인호 기자 sinryu007@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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