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단청장 '색깔 뚜렷하게 덧칠하다보니 빨리 벗겨져'

8일 숭례문 1층 누각 서까래 부분에서 발견된 단청의 박락(剝落) 현상. 특히 꽃잎 문양 분홍색 부분에서 일부 두드러진 박락이 보였다.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지난 5월 복구 완료된 후 한 달 만에 숭례문의 단청 일부가 벗겨진 사실이 드러나 이를 담당한 홍창원 단청장이 8일 해명에 나섰다. 홍 단청장은 이날 오후 숭례문 1층 누각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상징적인 문화재인 국보 1호 숭례문의 색을 아름답게 꾸미려는 욕심이 앞서다보니 문제(단청이 벗겨지는 현상)가 빨리 일어났다"며 "하지만 과거 경복궁이나 선암사 건물, 부석사 무량수전 등도 이같은 단청 방식을 사용한 전례가 있고, 또 천연안료와 아교만을 쓰다 보니 박락(剝落, 긁히고 깎여 떨어짐) 현상이 빨리 생겨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1층 누각 서까래의 단청에서는 군데군데 작은 규모의 벗김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로 꽃잎 모양의 붉은 색과 분홍색 부분에서 발견됐으며, 문화재청은 이 같은 곳이 총 7~8군데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숭례문 복구 공사에서 단청장을 맡은 홍창원씨가 박락현상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홍 단청장에 따르면 숭례문 단청은 우리 전통목조 건물의 바탕색인 녹색(내록)을 먼저 칠한 뒤 그 위에 호분(흰색 조개가루)을 얹고 이후 붉은색 등으로 문양을 입혔다. 이때 호분은 바탕색과 다른 붉은 색 등의 색을 더 선명하기 위해 쓰인 재료다. 또 안료를 접착하기 위해 아교풀을 섞어 사용했다. 홍 단청장은 "호분을 쓰지 않으면 박락이 덜 진행된다"며 "그 대신 붉은 색이 녹색과 겹쳐져 그 색감이 제대로 살지 않고 칙칙해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호분을 사용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단청이 비나 바람에 약해 금방 벗겨지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며 "더욱이 사람이 색을 입히는 작업이기에 덧칠을 여러번 하게 되면 박락이 더 심하게 진행되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숭례문 단청 박락현상은 이미 지난 6월 확인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최근에서야 알려지게 돼 이날 해명이 이뤄지게 된 것. 홍 단청장은 "숭례문 복구 후에도 단청을 수시로 점검을 해오고 있다"며 "여름 장마철을 넘긴 뒤 단청을 수리할 계획이었다. 이달 말까지 전반적인 조사를 통해 박락을 방지할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문화부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