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었다 줄었다' 휴대폰 판매량의 미스터리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애플이 신제품 아이폰5S와 아이폰5C를 발매한 첫주, 900만대가 팔렸다는 기록적인 수치가 을 두고 미국 현지 전문가들마저 고개를 갸웃했다. 기준에 따라 정말 소비자들의 손에 들어간 순수한 판매량인지, 아니면 유통 채널에 풀린 출하량로 할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아이폰의 첫주 판매량을 놓고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 실적에 긍정적 평가를 내놓기로 유명한 투자은행 파이퍼재프레이의 진 먼스터 수석애널리스트마저 23일 블룸버그TV를 통해 “900만대는 ‘채널 필(Chanel fill)’에 의한 착시효과일 것이며 실제 판매량은 아이폰5S가 400만대, 5C가 150만대로 총 550만대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채널 필은 각 유통망(채널)의 창고에 쌓인(필) 물량을 말한다. 약 350만대 정도는 통신사가 판매를 위해 창고에 쌓았지만 실제 소비자의 손에 들어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즉 ‘900만대’는 실제 소비자의 손에 쥐어진 ‘판매량’이 아니라 이동통신사에 판매한 ‘출하량’이라는 셈이 된다.IT전문매체 ‘더 버지’는 “과거 아이폰 출시 때는 이같은 ‘채널 필’ 논란이 불거지지 않았다”면서“ 애플은 AT&T나 버라이즌 등 이동통신사에 가능한 한 최대로 제품을 공급했고, 또 들어오는대로 팔려나갔기에 출하량과 판매량의 차이로 논란이 벌어질 여지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같은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도 마찬가지다. 3분기까지 최대 4000만대까지 팔린 것으로 추산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4의 경우, 지난 4월 출시된 지 한달만에 세계 60개국에서 판매고 1000만대를 기록했다고 밝혔지만, 휴대폰 커뮤니티 등에서는 실제 대리점·판매점에서 체감하는 것에 비해 괴리가 크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월스트리트저널(WSJ)의 IT전문매체 ‘올씽즈디지털’은 글로벌 제조사들이 실제 소비자들이 얼마나 구매했는지를 집계하는 대신 각국 통신사 등에 공급한 출하량을 기준을 산정하기 때문이 이같은 격차가 발생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새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보통 통신사들은 어느 정도 팔릴 지를 예측해 주문하지만, 시점에 따라 이번 애플의 아이폰5S·5C 출시처럼 해당 통신사의 창고에 쌓인 재고까지 제조사가 팔린 것으로 집계될 수 있기 때문이다.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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