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8월 기준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고도 시장점유율은 뚝 떨어진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현지 자동차 산업 수요가 폭증한 가운데 국내 노조의 파업 및 특근거부가 점유율 하락의 '직격탄'이 됐다.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8월 미국 시장 판매량은 11만8126대로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이는 8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 판매실적이다. 현대차는 전년 대비 8.2% 늘어난 6만6101대, 기아차는 4.0% 증가한 5만2025대를 판매했다. 이 같은 판매 증가에도 불구, 시장점유율은 6개월 내 최저 수준에 그쳤다. 현대기아차의 8월 시장점유율은 7.9%로 전년 동월 대비 0.7%포인트, 전월 대비 0.9%포인트 떨어졌다. 브랜드별로는 현대차가 전월 5%대에서 4.4%로 떨어져 하락폭이 컸다. 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은 3.5%를 기록했다.이는 물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기아차가 되살아난 미국 자동차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탓으로 파악된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판매는 현지 산업 평균 증가율을 11개월 연속 밑돌고 있다. 지난달 현지 자동차산업 수요는 150만대로 전년 동월 대비 16.8%나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현대기아차의 신장폭을 2.5배 웃도는 수준이다.업계 관계자들은 현대기아차의 재고 부족을 상대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는다. 회사 측으로선 더 팔 수 있는데 차량이 없어 못 판 셈이다. 상반기부터 지속된 국내 노조의 특근거부로 현지 재고가 줄어든 데다, 지난달 노조 파업까지 본격화되며 수출 물량 생산에 차질을 미친 것이다.지난달 1일을 기준으로 한 현대기아차의 평균 재고일수는 41일로 업계 평균(61일)을 한참 밑도는 최저 수준이다. 같은 기간 GM은 68일, 도요타 48일, 포드 66일에 달한다. 같은 달 20일부터 본격화된 파업 등을 감안할 때 9월 현재 재고일수는 40일 미만으로 추정된다.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 판매 수요가 폭증했다. 재고가 넉넉한 타 업체들에 비해 물량이 부족해 더 팔지 못해 시장점유율이 하락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차종별로는 미국에서 생산, 판매하는 현대차 싼타페와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기아차 옵티마(K5)의 경우 상대적으로 원활한 공급이 이뤄지며 판매가 두 자릿수 이상 늘었다.존 크래프칙 현대차 미국법인장은 "이번 실적 개선은 엘란트라와 쏘나타, 싼타페의 타이트한 공급 상황에서 달성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기간 GM은 전년 동월 대비 14.7% 늘어난 27만5847대를 판매했다. 이어 도요타(23만1537대), 포드(22만404대), 혼다(16만6432대), 크라이슬러(16만5552대) 순으로 11.5~22.8%의 두 자릿수 신장폭을 보였다.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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