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현 뉴미디어본부장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그 답을 '사랑'이라고 제시합니다. 여기 현실과 인습을 넘어 불같이 사랑하다 간 유명 배우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영국의 배우 로렌스 올리비에는 어느 날 한 극장에서 연극을 보다가 '아! 세상에 저렇게 아름다운 여인이 있다니. 저건 사람이 아니야'라며 넋을 잃었습니다. 올리비에의 넋을 빼앗은 여배우는 비비안 리 였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비비안 리 역시 얼마 전 한 극장에서 로렌스 올리비에를 보는 순간 "어쩌면 저렇게 잘 생겼을까? 아! 저런 남자와 사랑을 불태울 수만 있다면..'하고 마음을 졸인 적이 있었습니다.둘은 큐피트의 화살을 맞았던 것이 분명합니다. 결국 운명은 두 사람을 하나의 연극무대에 올려 세우는 것으로 장난질 치고, 피할 수 없이 두 사람은 깊디깊은 사랑에 빠지고 맙니다.문제는 두 사람 모두 이미 결혼을 한 상태였다는 점입니다. 리는 변호사와 결혼해 아이까지 있었고, 올리비에도 유명 여배우를 부인으로 두고 있었던 것이죠. 배우자들의 이혼 거부로 두 사람은 결국 비밀리에 동거를 합니다. 곧이어 리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올리비에는 '폭풍의 언덕'으로 나란히 할리우드에 진출해 대 성공을 거둡니다.두 사람을 갈라 놓을 수 없다고 생각한 배우자들의 동의로 이들은 1940년 비공개 결혼식을 올립니다. 당시 올리비에 나이 33세, 리의 나이 27세였습니다.그러나 결혼 후 곧 리는 심각한 조울증 증세와 히스테리를 부렸고, 폐결핵이 악화돼 연기도 중단해야 했습니다. 사랑으로 부인을 감싸던 올리비에는 영화 투자자금 모금을 위해 호주로 갔다가 무대에 서길 거부하는 부인의 뺨을 때리고 맙니다. 리도 결국 "난 더 이상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라고 말합니다.두 사람은 결국 1960년 이혼에 합의 하고 각자 새로운 배우자를 맞습니다. 그러나 둘의 마음속에는 밀쳐낼 수 없이 서로가 깊게 자리하고 있었죠.리는 1967년 폐결핵으로 사망하기 직전 한 인터뷰에서 "올리비에 없이 오래 사느니 차라리 그와 함께 살다 일찍 죽는 게 낫다"며 올리비에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을 확인했습니다. 올리비에도 리를 잊지 못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노년에 홀로 리의 영화를 보며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였던 것입니다.오늘은 바로 그 배우 로렌스 올리비에가 1989년 죽은 날입니다. 그는 행복했을까요?백재현 뉴미디어본부장 itbria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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