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가격담합 조사에 자세 낮춘 해외 분유회사들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중국 정부가 다국적 분유기업들의 가격 담합 혐의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해외 분유 업체들이 '자세 낮추기'를 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최근 다국적 분유회사들이 가격을 담합한 정항을 포착했다며 이들의 반독점법 위반 행위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해당 업체는 네슬레와 와이어스와 프랑스의 다농, 미국의 미드존슨 등이다. 중국의 분유시장은 매년 20% 이상 급성장하고 있다. 올해에는 규모가 145억달러(약 16조55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 등을 겪으면서 자국산 분유에 대한 중국인들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이 늘면서 외국에서 분유를 싹쓸이 해오는 경우도 있다. 중국에서 유통되는 수입 분유가 다른 나라보다 비싼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이번 조사에는 특히 자국산 분유 대신 값비싼 외국 분유를 소비해야하는 국민들의 분노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중국 포털사이트 시나닷컴이 3019명의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의 82.3%는 수입산 분유값이 지나치게 비싸다며 해외 분유회사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한다고 답했다. 해당 분유업체들은 서둘러 사태 진화에 나섰다. 네슬레는 공식 성명을 통해 "NDRC의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며 "가격 조정과 품질 향상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와이어스도 새로 출시되는 제품의 가격을 동결하겠다고 밝혔고 기존 제품의 가격도 11% 인하하겠다고 했다. 다농 역시 중국 정부의 조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면서 가격 하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인민일보는 중국 정부의 이번 조사가 자국산 분유를 키우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입산 분유의 가격 하락으로 소비자들에게는 일부 도움이 될지 모른다. 그러나 품질개선과 신뢰회복 등이 뒷받침 되지 않고서는 자국산 분유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제퍼리스의 알렉스 하우슨 애널리스트는 "이번 가격 담합 조사는 물가 상승을 통제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글로벌 분유 업체들은 중국시장에서의 성장을 낮춰 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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