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영규 기자]총 사업비 2조4751억원이 투입돼 395만㎡로 조성되는 평택 고덕산업단지(조감도)가 14일 착공식을 갖고 본격 공사에 들어간다. 경기도시공사(사징 이재영)와 평택시가 사업시행자인 고덕산단 조성사업은 오는 2016년 6월말 완공되며 이 곳에는 삼성전자가 총 100조 원을 투자한다. 경기도는 벌써부터 단군이래 사상최대 규모의 투자라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경기도시공사도 대대적인 선전에 정신줄을 놓은 상태다. 그러나 정작 도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정말 100조원을 투자하겠느냐는 게 도민들의 생각이다. 경기도는 당초 이번 착공행사를 지난달 29일 성대하게 치를 계획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관련 부처 장관들도 모두 초청한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서 이날 행사는 순연됐다. 사상 최대 규모라는 경기도와 경기도시공사의 요란한 선전과는 달리 정부에서는 관심밖 사업으로 밀려난 상태다. ■부실계약 논란 지난해 9월6일 경기도의회. 이날 도정질의에 나선 권오진 의원(민주ㆍ용인)은 삼성전자와 경기도시공사간 부지계약 체결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권 의원은 경기도 대부분의 산업단지는 평당 150만~200만원 수준이고, 이보다 가격이 더 나가는 단지도 수두룩한 데 유독 경기도에서 가장 좋은 철도와 지역기반 시설을 갖춘 고덕산단을 평당 110만원에 삼성전자에 120만평이나 매각한 것은 대기업 밀어주기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삼성전자가 120만평의 고덕산단을 매입한 뒤 일부를 분할 처분할 가능성과 도내 산재한 공장을 한 곳으로 모으기 위한 토지매입이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그는 먼저 고덕산단 용지매매계약서 특약을 보면 산업시설 용지의 처분이 포함돼 있다며 산업용지 처분을 특약에 포함시킨 것은 삼성전자가 고덕산단을 매입한 뒤 일부를 처분할 의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현재 경기도내 기흥과 화성 등에 산재한 공장을 고덕산단으로 불러 모아 통합할 가능성도 있다고 걱정했다. 그는 이같은 근거로 지난 2010년 삼성과 체결한 고덕산단 입주협약서 내용을 제시했다. 이 협약서에 보면 삼성전자와 삼성그룹의 흩어져 있는 모든 생산시설을 고덕산단으로 모으는 것을 암시하는 내용들이 들어 있다는 게 권 의원의 주장이다. 권 의원은 이외에도 삼성전자 입주 후 발생할 환경문제와 100조원 투자에 대한 구체적 투자내용 등이 부실한 점도 고덕산단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평택에 사는 김종덕 씨(51)는 "삼성이 입주하면 3만명이 넘는 일자리가 생긴다고 하니 지역주민들한테는 좋긴 한데, 올들어 두 번 터진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의 불산누출 등 위험화학물질에 대한 걱정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100조 투자할까? 경기도는 평택 고덕산단이 완공되면 삼성전자가 이 곳에 순차적으로 100조원을 투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시공사도 최근 여러 자료를 통해 ▲전자부품 ▲컴퓨터 ▲영상음향 ▲통신장비 등이 들어온다며 설레발을 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입주 당사자인 삼성전자는 대외 기밀이라며 입주 업종 등에 대해 말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래서일까. 고덕산단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선도 차갑다. 당초 고덕산단 착공식은 지난달 29일이 유력했다. 이날 착공식에는 박근혜 대통령도 참석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돌았다. 상황이 이렇자 당시 미국과 중남미 출장이 예정돼 있던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29일이던 귀국일정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물론 관련부처 장관들이 줄줄이 '불참'의사를 통보하면서 착공식은 이달 14일로 순연됐다. 하지만 연기된 이날 착공식에도 정부 부처 관계자는 단 한명도 참석하지 않는다. 도 관계자는 "오늘 행사와 관련, 중앙부처에서 참석하는 인사는 없다"며 "경기도시공사와 경기도, 평택시 관계자들만 착공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단군이래 사상 최대규모 투자라는 경기도와 경기도시공사의 대대적인 선전속에 치러지는 착공식치고는 왠지 '서늘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평택 고덕산단은 평택시 모곡동, 지제동, 장당동과 고덕면 일원 395만㎡에 총 2조4751억원을 투입해 오는 2016년 6월말 준공을 목표로 추진되는 사업으로 공사가 끝나면 삼성전자가 입주하게 된다.이영규 기자 fortun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이영규 기자 fortune@<ⓒ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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