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33년간 기다린 끝에 왕실의 결혼 승인을 얻어낸 릴리언 데이비스 왕자비가 10일(현지시간) 별세했다. 스웨덴 왕실은 성명을 통해 "왕자비가 2010년부터 알츠하이머를 앓는 등 건강이 매우 좋지 않았다"며 "스톡홀름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그의 나이 97세다. 스웨덴 왕가 '금지된 사랑의 주인공'인 릴리언은 1915년 영국 웨일스 출신으로 1943년 베르틸 왕자와 만나 결혼했다. 당시 릴리언은 배우 이반 크레이그와 결혼한 모델 겸 배우였다. 병원 봉사 활동 중 런던 주재 스웨덴 대사관의 해군 무관이던 베르틸 왕자와 만나 사랑에 빠졌다. 릴리언은 2차 세계대전 중 전장을 떠돌던 남편 크레이그가 다른 여성을 만나면서 1945년 자연스럽게 이혼했다. 하지만 왕자의 부친인 구스타브 6세 아돌프는 왕자와 평민 이혼녀 간의 결혼을 허락하지 않았다. 부왕은 왕가의 대를 끊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지만 왕자는 평민으로 혼인신고를 하고 프랑스에 집을 얻어 사랑을 이어나갔다. 1976년 두 사람은 모두 60대가 돼서야 왕실의 결혼 승인을 받았다. 베르틸 왕자의 조카인 현 국왕 칼 구스타브 16세가 금기를 깨고 이들의 결혼을 승인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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