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니'의 나라 필리핀 車산업 육성 시동 걸었다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지프니'의 나라 필리핀이 자국 자동차 산업 육성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지프니란 필리핀 고유의 대중교통 수단으로 제2차 세계대전 후에 남겨진 미군용 지프를 개조하여 만든 차량이다. 낡은 차를 개조해 대중교통 수단으로 썼던 필리핀이 자동차 산업 발전이라는 목표까지 내건 것이다. 지난 11일 현지 일간 마닐라 타임스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새로운 자동차 산업 육성책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필리핀은 등록 차량 310만대 가운데 170만대가 10년 이상된 노후 차량이다. 그만큼 교체 수요가 꾸준하다. 필리핀 정부의 자동차 산업 육성안은 외국 기업에 성장의 과실을 헌납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해 필리핀의 신차 판매 대수는 사상최대인 18만 5000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필리핀 자동차 메이커의 판매비율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필리핀 무역 산업부는 지난해 43%에 머문 자국산 자동차 판매 비율을 내년 56%대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이를 점차 늘려 2019년엔 90%에 이르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필리핀의 자동차 시장은 도요타·미쓰비시 등 일본 메이커들이 장악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자국 부품을 수입해 현지에서 조립·판매한다.계획대로 라면 올해 필리핀 자동차 업체의 생산대수는 11만대로 예상된다. 하지만 2022년에는 35만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730억 페소(약 1조9549억원)에서 2354억 페소로 확대된다. 자동차 부품업체의 매출도 192억 페소에서 8378페소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자동차 산업의 고용 인력도 지난해 7만8000명에서 25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다.자동차 산업은 부품 연관성이 큰 업종이다. 필리핀 정부는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자국산 자동차 생산 증가가 자국 산업 전체의 상승 동력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이런 기대 아래 세제 혜택, 산업화 촉진책을 준비 중이다. 자국산 신차 구입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이에 포함된다. 필리핀 자동차 부품업체연합(MVPMAP)의 페르디난드 라켈산토스 회장은 "이번 정책으로 주변 국가들보다 부진했던 필리핀의 자동차 산업에 긍정적인 기운이 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이 자국 자동차 업계를 지원하고 나서면서 수입차 업체들에 압박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필리핀 당국이 외국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최근 전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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