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회계부정 '폭탄선언'..주가 10년래 최저

멕 휘트먼 HP CEO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세계최대 PC업체인 HP가 위기에 빠졌다. 혹 떼려다 혹 붙인 꼴이다.하드웨어 중심의 사업구조 개편을 위해 거액을 주고 지난해 인수한 영국의 소프트웨어 업체 오토노미가 대규모 회계부정을 저지른 사실이 뒤늦게 파악되며 오히려 폭탄을 끌어 안은 셈이 됐다.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서 HP의 주가는 11% 폭락하며 10년래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지난 10월로 마감된 2012 회계년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지난해 103억달러를 들여 인수한 오토노미 부문에서 회계부정이 발견돼 88억달러 규모의 자산 상각을 해야한다고 발표한 때문이다. 예상 이상의 영업실적도 주가 하락을 막을 수 없었다. HP의 구조조정에 앞장서온 멕 휘트먼 최고경영자는 애널리스트들과의 컨퍼런스 콜에서 "오토노미가 고의적으로 회계 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며 "인수를 최종 승인한 것이 후회스럽다"고 말했다.휘트먼의 공세에 오토노미 인수를 발표할 당시 HP의 CEO였던 레오 아포테커는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최고의 회계법인들이 오토노미에 대한 실사를 진행했다. 실사는 철저히 진행됐다. 최대한 조사에 협력하겠다"고 해명했다. 아포테커는 지난해 8월 HP에서 PC사업부를 분사하고 오토토미를 인수해 소프트웨어 업체로 변신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으나 불과 한 달 뒤 CEO직에서 물러났다. 그의 뒤를 이은 휘트먼은 PC사업 분사를 철회하는 등 전임자와 다른 방식으로 HP의 변화를 시도했다.지난 5월 HP에서 해고된 마크 린치 오토노미 전 CEO겸 최대주주는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회계부정 사실을 부인하며 오히려 "88억달러나 되는 상각규모는 이해가되지 않는다. 날조된 얘기다"라고 주장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조사를 통해 시시비비가 가려질 전망이다. HP는 SEC는 물론 영국 중대 사기 조사국에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요청할 방침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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