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휴대전화 '남편폰' 된 기막힌 이야기'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묻습니다. LG 휴대전화는 왜 '남편 폰'이라고 하나요?"중국의 포털사이트 지식공유 코너에 가끔 올라오는 질문이다. 중국인 뿐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이 봐도 궁금할 내용이다. LG전자 휴대전화는 왜 '남편폰'이란 별명이 붙은 것일까?이유는 바로 중국어의 키보드 입력방식에 있다. 중국어 발음을 알파벳으로 입력하면 컴퓨터는 그에 알맞은 한자어를 제시한다. 사용자는 그 중 자신이 원하는 단어를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전체단어를 일일이 치는 건 번거롭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줄임말을 쓴다. 베이징(北京)이라는 단어를 입력할 때 'BEIJING' 대신 'B', 'J'만 입력하면 B와 J로 시작하는 단어가 뜨고 그 중에서 '北京'을 택하는 식이다.마찬가지로 'L', 'G'를 연달아 입력하면 뜨는 단어 중 하나가 '老公(라오꽁, laogong)'이다. '라오꽁'은 중국어로 '남편, 신랑'이란 뜻이다. 이런 축약형 입력방식은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에서 활용되는데, 그 영향으로 중국 네티즌은 'LG'를 아예 '남편'의 줄임말로 쓰기도 한다. 우리나라 네티즌이 'ㅂㅂ(바이바이)', 'ㅈㅅ(죄송)' 등 자음만 써서 의사표현을 하는 것과 유사하다.따라서 LG 휴대전화면 '남편폰'이라는 별명을 가질만한 것이다. 이렇듯 나라마다 다른 언어 때문에 상품, 기업명의 원래 의미가 변해 오해를 사는 경우가 있다.과거 기아의 영문명인 'KIA'가 '킬인액션(killed in action)', 즉 '임무수행중 사망'의 줄임말이라는 설이 미국 현지에서 돌았던 것과 비슷한 이치다.LG전자 관계자는 "수년전 '남편폰'이라는 말이 일부 중국 네티즌에 의해 만들어진 적은 있지만 크게 유행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에는 LG전자라는 업체명 대신 스마트폰 '옵티머스' 시리즈의 중국명인 '칭티엔(擎天)'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린다"고 덧붙였다.코트라의 관계자는 "언어 차이로 제품명에 오해를 사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원어민을 포함한 무역관 직원들이 업체 관계자와 머리를 맞대고 현지에서 오해를 사지않는 적절한 제품명을 짓기도 한다"고 말했다.박충훈 기자 parkjov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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