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은 아낌없이...경영은 원칙대로
▲이중근 회장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세발자전거는 두발자전거처럼 빨리 달리진 못하지만 잘 넘어지지 않고 안전하다."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직원들에게 항상 전달하는 메시지이자 부영그룹의 경영 철학이다. 철저히 내실을 다지며 한 걸음씩 전진하는 기업이 안정적이라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취지다. 이런 경영철학 덕에 이 회장이 이끄는 부영그룹은 1998~2002년 IMF 구제금융 이후 불어닥친 한파를 여유있게 극복했다. 건설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사이 부영은 5년 연속 민간 분야 주택건설 실적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회장은 근면정신으로 위기를 돌파해 나간다. 그는 365일 출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임직원들이 쉽게 불편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도 직원들은 그를 따른다. '가장 존경하는 CEO'라는 극찬도 나온다. 남다른 사회공헌 열정이 이유라고 한다. 자신과 내 조직에 엄격하면서 외부에 대한 기여와 공헌을 할 때는 한없이 너그럽다는 것이다.안정적인 기업을 이끄는 이 회장은 눈을 사회공헌으로 돌렸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인으로서의 역할은 교육분야에 집중돼 있다. 1991년부터 고향인 전남 순천에 부영초등학교를 세운 이후 목포ㆍ여수에 부영초교를, 여천에는 부영여고를 지었다. 1994년 말부터는 여건이 열악한 지역의 학교에 기숙사를 기증하기 시작했다. 최근 지은 경주 선덕여고까지 무료로 지어 기증한 기숙사가 전국 130개 학교에 이른다. 기숙사 이름은 이 회장의 아호인 '우정'을 따 우정학사다.이렇게 이 회장이 교육시설에 남다른 애정을 쏟는 데는 어려서의 기억 때문이다. "학창시절 생활이 넉넉지 못해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군대를 제대하고 나니 배운게 없어 생계를 꾸리기 위해 건설 현장에 맨손으로 나가 일했다"는 말을 종종 하곤 한다. 불우했던 어린시절을 잊지 못하고 현재 여건이 좋지 않은 학생들에게 거주공간을 마련하는 일을 하게 됐다는 얘기다.이 회장의 나눔 경영은 해외로 이어졌다. 2003년 사업차 베트남을 방문했을 당시 흙바닥에 앉아 벽에 검은 페인트를 칠하며 공부하는 초등학생을 보고 충격을 받은 것이 계기였다. 6ㆍ25전쟁 때 비슷한 환경의 초등학교를 다닌 이 회장은 동남아 저개발 국가에 학교를 지어주고 칠판을 기증하는 일에 나섰다. 지금까지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동티모르, 스리랑카 등에 초등학교를 지어 기증했다. 기부한 칠판은 50만개를 넘어섰다. 이들 학교에서 받은 명예 졸업장은 수십여 장이다. 국내에서 가장 졸업장이 많은 사람으로 꼽히는 이유다.이런 선행으로 인해 받은 훈장은 국적을 불문하고 여러개에 달한다. 캄보디아 국왕 대십자훈장(교육 1등급 훈장)과 라오스 일등훈장 등 감사 훈장을 받았다. 국내서는 국민훈장 동백장과 무궁화장을 수상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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