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저금리 기조로 시중은행들의 수신고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정기예금 등의 수신고는 눈에 띄게 줄고 있으나 은행들 입장에선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19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기업 등 6개 시중은행의 9월말 총수신 잔액은 952조5677억원으로 전월 958조3776억원에 비해 5조8099억원이 감소했다.이 가운데 수신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정기예금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6개 시중은행의 9월 정기예금 잔액은 8월 482조7259억원에 비해 3조4561억원 감소한 479조2698억원으로 집계됐다. 정기예금 감소분은 총수신 감소액의 60%에 해당하는 규모이다.은행별로는 같은 기간 동안 국민, 우리, 농협, 기업 등 4개 은행의 정기예금 실적이 감소했다. 특히 농협은행의 경우 올 5월 이후 정기예금은 물론, 총수신잔액도 꾸준히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기준금리 하락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7월 기준금리를 0.25%p 내린 이후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금리는 3.7~3.8%대에서 3.2~3.4%대로 최고 0.5%p나 감소했다. 이 같은 금리 하락으로 정기예금이 감소하자 몇몇 시중은행들은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상품을 내놓거나 마진을 줄이고 금리를 높이는 고육지책을 내놓았지만 수신고 감소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기예금의 금리가 떨어지니 만기 도래한 고객의 신규 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특판 상품 등을 출시해 실적 감소를 막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문제는 회복의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는 것. 이달 금통위에서도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졌고 이같은 저금리 기조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해 이미 시장에선 시중은행들의 올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악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증권정보 제공업체 FN가이드는 최근 KB금융, 우리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외환은행, 기업은행 등 6개사의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분기보다 7%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웅진 사태로 대규모 충당금까지 쌓아야 하는 일이 발생해 실제 순익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수신은 한번 빠지면 다시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며 "영업수익은 정체돼 있는데 대손비용까지 증가하는 등 사방이 악재투성이라 실적을 들여다보면 한숨만이 나온다"고 토로했다.조강욱 기자 jomaro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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