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결핵 치료제 효과, 국내 연구에서 입증돼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기존 약물로 치료되지 않는 이른바 '슈퍼결핵'에 특정 약물요법이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입증한 국내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됐다. 난치성 결핵을 치료하는 데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국제결핵연구소가 한국과 미국 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아 국내 2개 병원에서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기존 치료제에 항생제 '리네졸리드'를 추가하는 방법은 광범위내성결핵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국립마산병원ㆍ국립중앙의료원ㆍ연세의대ㆍ美국립보건원이 공동으로 수행했고, 세계적 의학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 18일자에 게재됐다. 공동 교신저자인 조상래 국제결핵연구소장(연세의대)은 "광범위내성 결핵 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이며 새로운 치료기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범위내성 결핵이란 아이나와 리팜핀 등 기존 약물로 치료되지 않는 '다제내성 결핵'에 더해, 주사제와 플루오로퀴놀론계 약제까지 내성이 생긴 치명적 결핵을 말한다. 일명 슈퍼결핵이다. 현존하는 모든 치료수단에도 불구하고 치료 효율이 50% 정도에 불과하고 사망률도 20%를 상회한다.이런 환자들에게 의료진은 '리네졸리드'라는 항생제를 경험적으로 사용해왔는데, 이 방법이 실제 광범위내성 결핵에 효과가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이번 연구의 목적이다. 2008년 12월부터 광범위내성 결핵환자 41명에게 리네졸리드를 6개월간 투여한 후, 38명(3명은 치료 전 탈락) 환자 중 34명(89%)에서 치료효과가 증명됐다. 17명이 최소 2년간의 치료를 성공적으로 마쳐 완치됐고 나머지 환자들에 대한 연구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리네졸리드에도 내성을 갖게 된 환자가 4명 관찰됐으나, 이는 기존 연구에 비해 적은 수치다. 또 38명 중 31명에서 약물과 관련된 이상반응이 나타났고 이 중 3명은 이 때문에 치료를 포기했다. 하지만 이상반응 대부분은 약물 용량을 줄이거나 중단함으로써 해결됐다. 조 소장은 "리네졸리드의 특허만료 시점이 다가오고 있어 저렴한 비용으로 난치성 결핵환자를 치료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신범수 기자 answ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