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국채 발행 성공..여전한 '불안'

EU 집행위-스페인, 구제금융 물밑 협상 진행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재정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스페인이 20일(현지시간) 장기 국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한고비를 넘겼다. 스페인은 유럽연합(EU)과 구제금융 지원 관련 물밑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스페인 재무부는 48억유로(약 6조9867억원)규모의 국채 발행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스페인 정부가 목표로한 45억유로 규모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지난 6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재정위기 국가들의 국채를 매입하겠다고 밝힌 것 등이 스페인 국채 발행의 성공을 이끈 배경으로 꼽힌다. 이날 스페인 국채 입찰에는 85억7700만유로가 몰렸다.이날 스페인 재무부는 39억4000만유로의 3년만기 국채와 8억5900만유로의 10년만기 채권을 발행에 성공했다. 3년 만기 국채 비중이 높았던 데에는 ECB가 3년만기 이하의 국채에 대해서만 매입하겠다고 밝힌 것으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스페인 10년물 국채의 경우 수익률은 5.666%로 지난 8월 2일 발행 당시 수익률인 6.647% 보다 하락했으며, 입찰 직전의 유통금리 5.724%보다도 낮았다. 3년물 국채의 경우에는 3.845%의 수익률로 발행됐다.전문가들은 이번 스페인 국채 공모에 외국계 은행들이 대거 참여해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줬다고 전했다. 기존 국채 입찰에서 외국계 은행들의 참여 비율은 50%를 넘지 못했는데 이번 입찰에서는 70%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국채 발행 성공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경제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스페인의 자치주중 가장 부유한 카탈루냐 주는 자체적으로 세금을 걷을 수 있고, 자신들의 세금이 다른 주로 이전되는 금액을 줄여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카탈루냐의 정치지도자 아르투르 마스는 이날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와 이같은 요구를 전달했으나, 라호이 총리는 "협상의 여지가 없다"며 거부했다.국채 발행 성공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이번 국채 발행 성공은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하고 ECB의 국채매입 대상국이 된다는 전제에서 이뤄진 조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연합(EU)이 스페인의 구제금융 및 ECB의 국채매입 프로그램 대상이 될 수 있는 준비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보도했다. FT는 EU집행위원회와 스페인정부 사이의 협상과정에 참여한 인사를 인용해, 양측이 주로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받게될 경우 부여될 구제금융 조건과 관련해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회의는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공식적으로 요청하기에 앞서 구제금융에 필요한 조건들을 충족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따라서 27일 스페인이 발표할 것으로 예정된 추가적인 경제 개혁안에는 EU가 요구하는 스페인 경제의 구조 개혁에 관한 논의가 담겨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인의 추가적인 경제 개혁안에 대해 EU가 사전 승인하는 것은 구제금융으로 인해 라호이 총리가 안게 되는 정치적인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서다. 라호이 총리는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할 경우 과도한 구제금융 조건을 부여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스페인이 사전에 자체적으로 구제금융에서 요구할 조치들을 먼저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수개월동안 스페인은 EU로부터 구제금융 지원을 받더라도 엄격한 구제금융 조건을 부여받지 않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왔다.나주석 기자 gongg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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