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립스틱, 한국서 제일 비싸

3만2000원 랑콤 립스틱, 수입가는 4000원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 화장품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월등히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개당 4000원에 들여오는 수입립스틱 가격이 국내 유통시장으로 넘어오면서 최고 7.9배까지 뛰는 등 수입 화장품 가격 뻥튀기가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YWCA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립스틱을 포함한 수입화장품 4개 품목의 10개 브랜드, 총 36개 제품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13일 밝혔다. 서울YWCA이 한국관세무역개발원에서 제공하는 립스틱 수입액과 수입중량을 나눠 수입가격을 추정한 결과 립스틱의 개당 세전 수입가격은 4034원으로 나왔다. 립스틱에 부과되는 관세 5.3%와 부가세 10%를 가산한 세후수입가격은 4673원이었다. 수입 립스틱의 국내 백화점 평균 소비자가격이 3만6714원인 것을 감안하면 수입 립스틱은 최대 7.9배 부풀려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또 한국을 포함한 8개 국가의 백화점에서 공통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화장품 가격도 구매력평가(PPP)환율을 적용해 소비자가격을 비교한 결과 8개국 중 한국이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전반의 물가수준을 고려했을 때 한국에서 판매되는 수입화장품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높게 책정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YWCA는 이 같은 '뻥튀기 가격'은 수입 판매가 독점적인 구조로 이뤄진 데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수입화장품은 외국 본사와 국내 독점 판매계약을 체결한 한국지사 또는 수입대리점을 통해 수입되며, 이들이 백화점이나 면세점에 해당 제품을 공급한다. 즉, 국내 유통단계는 독점 수입업체와 소매업체 두 다리만 건너면 되는 비교적 단순한 구조로 수입 이후 마진은 이 두 곳에서 나눠 갖는 것이다. 서울YWCA 강민아 소비자환경부장은 "독점구조 하에서 수입업체는 가격경쟁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며 이로인해 소매업체 간 가격경쟁도 활발하지 못한 실정"이라며 "소비자들이 병행수입 제품을 보다 적극적으로 구입해 가격경쟁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병행수입은 공식 수입업체가 아닌, 현지 수출도매상을 통해 수입하는 구조를 말한다. 또 그는 "이번 소비자 인식 결과, 소비자 중 67%가 고가화장품은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소비자는 가격 대비 품질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후 합리적으로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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