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투자 시대 끝났다? 그럼 대안은?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주식을 장기보유함으로써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저성장시대에 진입함에 따라 증시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므로 투자기간을 짧게 가져가야 한다는 분석이다. 장기 횡보장세의 출현은 역사적으로 드문 일도 아니다. 미국 증시만 해도 1969년부터 1982년까지 횡보했으며, 2000년 이후 10여년간 장기 박스권에 갖혀 있다. 한국증시 역시 1989년부터 2002년까지 장기 박스권을 경험했다. KDB대우증권은 이같은 장기 횡보세가 성장 둔화의 시기에 나타난다며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정부의 대차대조표 조정, 한국은 내수에서 구조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당분간 경제성장률의 극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980~1990년대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 증시가 사상 유례없는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결코 드물지 않은 장기 횡보장에 대한 분석이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국 다우지수가 1982년부터 1999년까지 15배 넘게 오르면서 당시 주식을 샀더라면 투자기간을 늘리면 늘릴수록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장기투자에 대한 믿음이 공고해졌다는 분석이다. 김 팀장은 "하지만 2000년대 미국 증시에서는 이런 믿음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글로벌 증시가 장기횡보구간에 위치해 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런 장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최근 5년간 KOSPI 상승률은 4.8%에 불과하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0.9% 상승에 그친다. 개별종목으로 들어가면 더 초라하다. 전체 상장종목수의 61.4%에 달하는 417개 종목이 마이너스 수익률이다. 코스닥시장까지 포함하면 전체종목의 64.3%에 달하는 922개가 마이너스다. 일부 대형주를 제외하고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개별종목을 장기보유해서는 안정적 수익은 커녕 주식투자로 손실만 봤다는 얘기다.KDB대우증권은 횡보장 속에서도 순환적 강세장이 오는데 이 사이클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1~2년 정도의 중기 사이클은 물가 사이클과 연동되는데 경기가 좋아지는 순간 인플레이션 문제가 빠르게 대두될 가능성이 높아 순환주기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분석이다.김 팀장은 "배트를 짧게 잡듯이 목표수익률을 보수적으로 잡고 비교적 단기로 접근하는 것이 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되는 장이라고 보여진다"며 "시장에 대한 투자는 6개월에서 1년 정도로 투자 시계를 짧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다만 이같은 장기횡보장 와중에도 장기투자를 할만한 종목은 있다고 분석했다. 아주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거나 아주 혁신적인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는 종목들이 바로 '장타(長打) 종목이라는 설명이다. 2000년대 미국의 경우, 애플이 대표적인데 애플은 2000년대 들어 2488%나 급등했다. 나스닥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5%까지 늘었다. 애플의, 독주는 혁신이 있는 종목으로 쏠림현상 덕이었다.KDB대우증권은 현 시점에서 국내 장타 종목으로 LG생활건강, 오리온, CJ대한통운, LS산전, 현대차, NHN, 키움증권, 에스엠을 선정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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