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KAI인수전 갈수록 '오리무중'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 인수전이 점차 오리무중으로 빠져들고 있다. 대한항공의 단독 입찰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인수전 자체가 유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한항공도 현재 KAI의 인수가격이 너무 비싸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재매각공고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이를 보고 입찰할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KAI 인수전 자체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KAI에 대한 M&A 예비입찰이 마감된다. 공사는 16일까지 한국항공우주 지분 41.7%를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하고 LOI를 받았으며 이날까지 예비입찰제안서를 접수받는다. 이날까지 인수 의향이 있는 기업은 제안서를 제출하면 된다. 현재까지 인수의향을 밝힌 기업은 지난 16일 공사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대한항공뿐이다. 다만 대한항공의 모기업인 한진그룹은 현재 KAI 가격이 너무 높다며 적정 가격이 아니면 인수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최근 간부들이 모인 자리에서 "KAI 가격이 국제 기준과 비교해 너무 고평가돼 있다"며 "현 주가 수준에서 인수 가격이 결정되면 인수하기 쉽지 않다"는 생각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한진그룹은 내부적으로 이 같은 방향으로 KAI 인수 방침을 정해놓고 공신력 있는 신용평가기관에 적정 가격 산정을 의뢰해놓은 상태다. KAI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2만6000원 수준으로, 총 인수자금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1조4000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는 대한항공도 가격에 따라 인수 의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한 인수전은 대한항공만이 단독 입찰함에 따라 이미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국가계약법상 복수의 사업자가 참여해야 인수전 자체가 성립된다. 이후 재매각에 들어갈 수 있지만 이는 주주협의회의 결정에 따라 결정된다. 다만 KAI 매각을 둘러싼 대한항공에 대한 특혜 논란 등에 따라 재매각이 성사될지 가늠할 수 없다. 현재 시민단체 등에서는 정부가 인청공항급유시설과 더불어, KAI를 대한항공에 헐값에 매입하려고 하고 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주주협의회에서는 재입찰을 할지 아님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입찰을 미룰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이때도 인수전이 무산되면 수의계약으로 넘어간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유찰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지켜보고 있다"며 "재매각공고가 나오게 되면 이를 살펴 다시 참여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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