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배심원과 애플의 '유착'? 의혹 잇따라

배심장 '벨빈 호건' 특허 애플이 사용했을 가능성 거론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미국 배심원 평결을 이끈 벨빈 호건 배심장이 보유한 특허가 애플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호건이 친(親)애플 성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파장이 일파만파 커질 전망이다. 2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벨빈 호건이 소유한 특허가 이번 재판의 공정성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벨빈 호건은 지난 2002년 미국 특허청에 '녹화 및 영상 정보 저장 방법 및 장치(method and apparatus for recording and storing video information)'에 관한 특허를 출원했다. 이 특허는 사용자들이 웹서핑을 하고 영상을 불러올 수 있도록 하는 무선 키보드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 기능은 애플 아이패드에 적용되고 있어서 애플이 호건의 특허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만약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삼성전자에 완패를 안긴 배심원 평결은 공정성에 치명타를 입게 될 전망이다. 앞서 미국 배심원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며 삼성전자에 1조2000억원의 손해배상액을 부과했다. 애플이 호건의 특허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공정성 시비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스마트폰 관련 특허를 보유한 사람이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호건은 여러 차례 균형감 없는 태도를 보여 논란을 낳았다. 그는 배심원 평결 직후 인터뷰에서 "우리가 (삼성전자에) 보내는 메시지가 단순히 가벼운 꾸지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삼성전자에 충분히 뼈아픈 고통을 주길 원했다"고 말했다. '특허 침해자 처벌'이 아닌 '특허권자 보호'를 명시한 배심원 지침까지 어겨가면서 삼성전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생각이 다분했던 것이다.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처음 이 소송에 관여하게 됐을 때 '만약 내 특허라면 어떨까'를 집중적으로 고민했다"며 "이런 생각을 배심원단에게 전했다"고 말했다. 결국 자신의 경험과 이번 소송을 동일시함으로써 공정성과 객관성을 상실했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번 평결에 참여한 배심원 중 한 명은 "호건이 우리의 평결을 이끌었고 선행 기술 이슈는 시간상 문제로 논의를 건너뛰었다"고 밝혀 평결의 공정성 논란을 더욱 부채질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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