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통계로 본 한·중수교 20주년 보고서'..20년간, 대중국 무역흑자 > 전체 무역흑자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지난 20년간 한·중교역이 없었다면 우리나라가 매년 16억달러(한화 1조8000억원)씩 무역적자를 봤을 수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중수교 이후 중국경제가 우리경제의 버팀목이 돼 왔다는 분석이다.22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한·중수교 20주년 기념일(8월24일)을 맞아 발표한 '통계로 본 한·중수교 20주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20년간 한국의 대(對)중국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2726억달러로 같은 기간 전체 흑자규모 2397억달러를 넘어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년간 대중국 흑자를 제외할 경우 매년 16억달러씩 무역수지 적자를 경험했을 것이라는 의미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중국 무역흑자는 전체흑자보다 408억달러가 많아 최근의 국내 경기 회복에도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실제 20년전 4%에 불과했던 중국과의 교역량은 그동안 35배 급증했다. 교역량 기준으로 일본(10.0%), 미국(9.3%)을 제치고 최대 교역국 위치에 오른 것이다. 중국의 입장에서도 한국은 미국, 일본, 홍콩에 이어 제 4대 교역국에 올라섰다.한국의 대중국 직접투자도 대폭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1992년 1억4000만달러에 불과하던 직접투자는 지난해 35억8000만달러로 집계, 25.3배가 늘어났다. 투자건수는 같은 기간 7배가 증가해 지난해 2297건을 기록했다. 중국 역시 1992년 6건, 110만달러 수준이었던 대한국 직접투자가 지난해 405건, 6억5000만달러로 확대됐다. 대한상의측은 "과거 제조업에 집중되던 대중국 투자가 최근 들어 서비스업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중국의 대한국 투자도 아직은 규모가 크지 않지만 전기전자, 자동차, 해운, 항공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중수교는 또 한국인의 밥상도 바꿔놓은 것으로 분석됐다. 수교 원년에 12억달러 정도였던 중국농산물 수입이 45억달러까지 확대됐다. 특히 국내 수입김치(1억2090만달러)와 수입마늘(9550달러)의 경우 거의 전량이 중국산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수입농산물중 중국산의 비중을 살펴보면 팥 99.5%, 당근 98.3%, 양파 94.4%, 고추 93.2%, 쌀 52.8%로 집계됐다. 생활용품 부문에서도 이른바 '메인드인차이나(Made in China)'가 빠르게 국내시장을 잠식했다. 수교 당시 9000만달러에 불과했던 중국산 생활용품 수입 규모가 지난해 33억5000만달러로 집계, 37배 증가한 것이다. 수입생활용품 시장 점유율도 10.4%에서 53.7%로 늘어났다. 수입 품목별 중국의 점유율을 살펴보면 ▲수입전선 80.4% ▲완구 69.9% ▲가구 62.7% ▲섬유 56.6% ▲가발 및 가눈썹 55.8% ▲공예품 51.5% ▲문구 39.8% ▲악기는 36.5% ▲안경 및 콘택트렌즈 35.5% 등으로 집계됐다.양국간 관광교류도 빠르게 확산됐다. 직항 비행기만 매주 837편으로 확대됐다. 수교 원년 방한 중국인 수는 9만명에 불과했으나 중국 한류열풍이 불면서 지난해 222만명으로 24.7배 증가했다. 중국관광을 떠나는 한국인도 늘어나 같은 기간 4만명에서 418만5000명으로 105배 늘어났다. 중국 관광객들의 쇼핑금액도 크게 증가했다. 중국의 최대 신용카드인 '은련카드(은행연합카드)'를 통해 한국내에서 사용한 금액은 5059억7000만원(지난 2010년 기준)으로 65배나 증가했다.교육 교류도 확대됐다. 2001년만 해도 6000명에 그쳤던 재한 중국유학생은 10년만에 5만9000명으로 9.8배 늘었다. 재중 한국 유학생은 2001년 1만6000명에서 지난해 6만3000명으로 3.8배 증가했다. 1990년대말까지 3~4곳에 불과했던 중국대학 내 한국어과는 80여곳으로 확대됐고 한·중수교 이후 200여개 대학이 학술교류 및 협력 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은 것으로 조사됐다. 양국간 혼인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00년 들어 한국인과 결혼한 중국신랑, 중국신부는 16만5000명에 이르며 이는 전체 외국인과의 혼인사례중 46.8%에 이른다. 이들 부부의 자녀는 12만1000명이다. 한국에 있는 중국인 근로자(32만9000명)도 전체 외국인 근로자의 58.9%를 차지하고 있다.한류 열풍에 따른 문화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5년간 한국의 방송, 영화, 음악, 게임 등 문화 콘텐츠 분야의 대중 수출액은 3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의 이번주 '중국 제외 아시아 음악순위'에 빅뱅, 소녀시대(태티서), 샤이니, 2AM, 씨앤블루 등이 1~7위를 석권하고 있는 점이 대표적 사례다.박종갑 대한상의 조사2본부장은 "중국은 경제성장뿐 아니라 한국의 산업경쟁력을 제고하는데도 큰 몫을 담당했다"며 "앞으로는 한·중교역과 더불어 한중간 전략적 협력방안을 모색하는데도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임선태 기자 neojwalk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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