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항공권 내걸고 쟁탈전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직장인 송민준(32)씨는 생애최초로 해외 배낭여행을 마음 먹고 인터넷을 뒤졌다. 고된 직장생활로 4년간 해외여행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는 여행책자도 사고 여행사의 조언도 받았다. 하지만 달콤한 말만 가득했다. 여기는 이래서 좋고 저기는 저래서 좋고 우리나라 빼고는 다 좋단다. 그는 허탈한 마음으로 인터넷을 검색해 블로거들의 수기를 읽으며 여행지를 정했다. 올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항공사들이 블로거 모시기에 한창이다. 이들의 여행기가 탐나서다. 저렴한 가격에 해외여행을 즐기고 왔다는 이들의 기록이 남아 노선별 항공 수요를 다시 창출한다는 점에서 블로거들에게 무료 항공권을 주는 등 각종 행사를 펼치고 있다. 제주항공은 31일까지 호찌민과 칭다오의 매력적인 관광지를 발견하기 위한 '루트매니저'를 모집 중이다. 제주항공은 노선별로 5명씩 10명을 선발한다. 지원자는 호찌민과 칭다오의 여행계획을 작성해 접수하면 된다. 루트매니저로 선정되면 출발일 기준 8월14일부터 26일 사이에 다녀올 수 있는 왕복항공권(유류할증료 포함)을 증정한다. 선발대상은 여행을 사랑하는 개인블로거나 커뮤니티 운영자로 현재까지 100여명의 지원자가 등록한 상태다. '루트매니저'는 제주항공내 각 노선별 마케팅 담당자를 뜻한다. 기존 탐방대 등의 용어로 블로거 이벤트를 진행했으나 블로거들의 선행 여행기가 마케팅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 '루트매니저'란 용어를 사용했다. 인도네시아 국영 항공사인 가루다인도네시아 항공사는 8월부터 배낭여행을 꿈꾸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대학생 서포터즈'를 모집한다. 이들은 발리, 자카르타, 롬복, 족자카르타 등 배낭여행으로 가능한 저렴한 코스를 개발한다. 가루다 측은 항공권, 숙식 등을 제공한다. 가루다측은 이에 앞서 지난 4월 하나투어 및 현지 여행사와 함께 '발리 여행 체험단' 블로거 행사를 진행했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항공사들은 블로거들에 대한 이벤트성 행사보다도 SNS 대응을 통한 소통 마케팅을 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노선이 길고 이미 잘 알려진 곳을 취항하는 만큼 관광지 소개보다는 서비스 개선이나 민원 해결 등이 더욱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외국 항공사나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잘 알려지지 않은 노선 홍보에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며 "블로그의 경우 인터넷에 계속 남아 있고 고정적인 회원이 있다는 면에서 저비용항공사나 외국계 항공사들이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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