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세일해야 팔리나
건설사들은 주택시장 장기 불황에 미분양 아파트를 팔기위해 가격 인하 등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연합
건설사들이 부동산 장기 침체로 각종 마케팅을 펼치며 현금 유동성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지방보다 불황이 깊은 수도권은 미분양 아파트를 처분하려는 건설사들의 눈물겨운 마케팅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적게는 1억원에서 많게는 8억원에 달하는 할인 아파트가 도처에 널려있다.경기침체로 팔리지 않는 미분양을 털어내기 위한 건설사들의 파격 마케팅이 관심을 끌고 있다. 예전에는 중도금 무이자나 발코니 무상확장 같은 간접 할인이 주였다면 요즘은 분양가 자체를 대폭 내리는 추세다. CS프라임에 따르면 분양가 할인을 하는 아파트는 대부분 2007~2009년에 지어진 중대형이다. 하지만 최근에 준공된 아파트 물량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들 아파트는 적게는 1억원에서 많게는 8억원까지 할인 금액도 천차만별이다.건설사들이 파격적인 할인을 통해서라도 미분양 아파트를 매각하려는 이유는 계약률을 높여 PF 대출을 상환하거나 대출 기간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건설사들의 분양가 할인 마케팅은 장기 불황으로 인해 앞으로도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곳곳서 아파트 할인 판매…8억원 넘게 할인도현재 부동산 시장에는 당초 분양가보다 8억원이나 저렴한 아파트도 나왔다. 할인율이 무려 41%에 달하는 이 이파트는 서울 고덕 주공1단지아파트를 재건축한 ‘고덕 아이파크’다.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59㎡~177㎡, 14개동, 총 1142가구 규모로 2009년 8월 입주를 시작했으나 중대형 가구가 아직 미분양 상태다. 분양 이후 할인조치를 시행한 지 1년이 지났지만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어 할인폭을 높였다. 1층 177㎡의 경우 최초 분양가 19억5969만5000원에서 현재 11억4642만2000원으로 41%인 8억1327만3000원을 할인했다. 다른 층수도 32~38%인 6억~7억7000만원가량 분양가를 내렸다.경기도에서도 건설사들의 할인 마케팅이 활발하다. 특히 부천에서는 도로 곳곳에 ‘리첸시아 중동 최대 3억1000만원 할인’, ‘부개 푸르지오 2억4000만원 할인’ 등의 내용이 담긴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파격적 분양가 인하를 통해서라도 현재 남은 미분양 물량을 처리하려는 건설사들의 고육책이다. 금호건설이 건설한 부천 리첸시아 중동은 66층 초고층 주상복합으로 지하 7층~지상 66층 2개동 총 572가구이다. 160.30㎡~344.0㎡까지 구성돼 있으며 대부분 세대가 입주를 완료하고 현재 160.30㎡와 193.30㎡ 일부 세대를 최대 30.5% 파격 할인하고 있다. 부천 약대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부천 아이파크’도 최대 23.3%까지 분양가가 떨어졌다. 전용 84㎡의 경우 당초 4억9500만원에서 3억7980만원으로 1억1500만원 이상 하락했다. 전용 182㎡는 최대 17% 할인해 8억원대에 매입이 가능하다. 또 당초 계약금도 10%에서 초기에는 2000만원만 내면 되고 1개월 후에는 계약금 10%에서 2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내면 되는 분납으로 변경됐다.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에 위치한 ‘보정역 한화 꿈에그린’은 분양가의 11~15.9%를, 파주 금촌역 신안실크밸리는 분양가 대비 20~25%를 할인하는 등 수도권 곳곳에서 할인 마케팅이 벌어지고 있다. 이 아파트 역시 분양가를 11.2%에서 최고 15.9%까지 할인해 주고 있으며, 이미 분양 받은 사람들에게도 할인을 적용해 분양금의 일부를 돌려주고 있다. 중도금 무이자 융자, 발코니 확장 무상 지원과 시스템 에어컨 무상 시공 등 추가된 혜택도 마찬가지다.LH·SH 공사도 할인 분양에 동참민간뿐 아니라 공공부문에서도 미분양 떨이에 나서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서울 신공덕동에 재건축한 마포 펜트라우스를 평균 16% 싼값에 내놨다. 전용 152㎡형이 최초 분양가인 15억4294만원보다 2억5000만원가량 싼 12억9515만원이다. 계약할 때 잔금을 완납하면 1억1200만원이 추가 할인된다.SH공사도 은평뉴타운 중대형 아파트를 평균 12%, 최대 1억원 깎아준다. 전용면적 101㎡ 3가구, 134㎡ 196가구, 166㎡ 438가구 등 총 636가구를 일시납 분양, 일시납 잔금유예 분양, 할부납 분양, 분양조건부 전세 등으로 선착순 공급한다.
일시납 분양은 계약금 5%, 잔금 95% 납부조건이며 잔금 납부 시 최대 1억760만원의 특별선납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특별선납 후 분양가격은 101㎡가 4억7303만4000∼4억6730만9000원, 133㎡가 5억9650만9000∼7억8728만6000원, 166㎡가 7억461만9000∼9억6770만4000원이다. 최대 1429만원에 달하는 발코니 확장도 무료 제공하고 건물 소유권 이전 시 등기수수료를 대신 내준다. 감정평가액의 50% 이내에서 잔금 집단대출도 알선해준다. 특별선납할인 금액이 종전보다 4000만원 이상 높아졌으며, 3.3㎡당 평균 분양가격이 1200만원대로 당초 분양가 대비 평균 12.2%의 할인효과를 볼 수 있다. 일시납 잔금유예 분양은 계약금 5%, 중도금(입주잔금) 45%, 잔금 50%로 잔금 납부를 3∼4년간 유예해준다. 또 할부납 분양은 계약금 5%, 입주잔금 45%를 내고 잔금 50%는 6∼8년 동안 6개월 단위로 무이자 분할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그러나 전문가들은 미분양 할인 혜택을 주더라도 다음과 같은 사항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규 공급한 재건축, 중대형, 고분양가 아파트의 경우 미분양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로, 할인폭이 크더라도 조심스레 접근해야 한다는 것.CS프라임 장경철 이사는 “분양가를 깎아준다고 해도 저층 같은 비선호 물량인지 살펴봐야 하고, 주변시세 대비 할인폭이 큰 단지로 고르는 게 좋다”며 “싸게 구입하더라도 시세 차익을 남길 수 있으면 금상첨화이기에 공급이 너무 많은 지역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코노믹 리뷰 홍성일 기자 hsi@<ⓒ 이코노믹 리뷰(er.asiae.co.kr) -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사경제주간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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