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제품 선언에 주부들 ‘환호’ 경쟁업체 ‘어쩌나’
‘즐거운 동행-국민제품’ 스티커가 부착된 CJ제일제당의 서민형 식품 5대 품목.
계속되는 불황에 글로벌 경제 위기, 정부의 물가 상승 억제 정책까지 겹쳐 요즘 식품업계의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다만 국제 곡물가격이 하락하며 당분간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음식료 제품 단가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위안이 될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CJ제일제당이 지난 9일부터 콩나물, 국수, 칼국수, 당면, 단무지 등 서민형 식품 5대 품목 30개 제품의 권장 소비자가격을 평균 10%나 내려 주목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이 몇몇 서민 먹거리 제품들의 가격을 내렸다고 하네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물가 탓에 한숨만 푹푹 나오는데 주부들에겐 좋은 소식이죠. 그래서 국 끓일 콩나물을 CJ 제품으로 사려고 나왔어요.”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창전동의 한 마트에서 만난 주부 조성은(62)씨의 얘기다. “장 보러 왔는데 어떤 제품을 보니 ‘즐거운 동행-국민제품’이란 스티커가 붙어 있더라고요. 점원에게 물어보고나서야 CJ가 최근 가격을 내린 제품이란 걸 알았어요.” 두 자녀를 둔 회사원 양지연(35)씨도 앞으로 찬거리들은 CJ 제품을 주로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CJ제일제당은 대형마트 정상 판매가 기준(단, 단무지는 취급점이 많지 않아 소형점포 가격 기준)으로 ▲콩나물(380g)은 200원 내린 1650원 ▲국수(900g)는 270원 내린 2380원 ▲당면(400g)은 550원 인하된 4930원 ▲칼국수(600g)는 300원 내린 2680원 ▲단무지(370g)는 180원 내린 1600원에 판매 중이다. 이들 제품에는 ‘즐거운 동행-국민제품’ 스티커를 부착해 소비자들이 쉽게 알아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국민제품’은 그동안 일부 대형 유통업체에서 한시적으로 실시했던 가격 할인행사와는 완전히 차별화된다. CJ가 자체 이윤을 포기하는 대신 소비자에게는 혜택을, 중소 협력업체에는 납품 가격을 그대로 유지해 가격 인하에 따른 매출 증대 효과가 고스란히 돌아갈 수 있도록 상생모델을 추구했다는 점 때문이다. 일단 소비자들에겐 호응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이 ‘물꼬’를 틀 경우, 가격 인하와 상생모델이 업계 전체로 확대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식품업계는 “경기 침체에 따른 힘든 상황을 들며 가격 인하에 대해서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조심스러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CJ의 이번 ‘돌발’ 행동으로 업계가 부담을 갖게 됐으나 아직은 가격 인하 계획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지난 4월 몇몇 제품에 한해 미세하게나마 가격 조정이 있었고, 올 초 조미료 가격을 15~20% 인하해 출시한 바 있다”며 추가적인 가격 정책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 초 명절 성수기 제품 가격을 내린 적이 있으며 현재 구체적인 인하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주력 제품인 고추장은 제외하고 콩나물 등 CJ제일제당 매출 가운데 낮은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들만 대상으로 한 것이나 가격 인하 품목들 자체가 중소기업 적합품목이라는 것을 지적하면서 생색내기식이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없지는 않았다. CJ제일제당 미디어마케팅팀 이은영 부장은 “소비자들 반응을 들어보니 주부들의 호응이 높은 편”이라며 “앞으로 주요 계열사가 지속가능한 상생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이코노믹 리뷰 전희진 기자 hsmile@<ⓒ 이코노믹 리뷰(er.asiae.co.kr) -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사경제주간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간국 전희진 기자 hsmile@ⓒ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