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절전 드라이브에 에어컨시장은 '싸늘'

불황까지 겹쳐…전자업계 판매부진에 울상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정부가 올 들어 강력한 절전 대책을 수립하고 적극적으로 수행에 나서자 국내 가전업체들이 남모를 속병을 앓고 있다. 경기 침체로 에어컨 판매가 지난해에 비해 신통치 않은 가운데 정부까지 나서서 절전을 강조하자 판매가 더 줄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에어컨 업체들의 판매 실적은 지난해와 거의 비슷하거나 소폭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들이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올 봄 이상 저온 현상이 지속된 데다가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제품 판매가 줄었다.  지난해에 비해 에어컨 판매가 크게 늘어나지도 않는데 정부에서는 절전대책을 세워 시중 매장의 에어컨 사용을 통제하고 나서자 업계에서는 엎친데 덮친격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9월 쯤 전기 사용량이 급증해 대규모 정전사태가 일어나자 지식경제부를 필두로 전국적인 절전운동에 나섰다. 특히 지난해부터 정부는 일정 수준의 전기 효율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제품은 아예 구매하지 않겠다고 공식화했다. 이에 대해 전자업계는 당장 단기적인 피해가 크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상품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에어컨 사용량이 많아지면 당연히 에어컨 판매량도 올라가게 되는데 올해는 정부 절전 정책으로 인해 판매가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자업계에서는 에어컨 효율을 높이는 인버터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하이엔드 제품 위주의 판매 등 나름대로 대책을 세워서 대응하고 있다.  국내 에어컨 판매 1위인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눈에 띄게 판매가 줄어든다든지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제품의 전기효율을 높이고 최근 출시한 손연재 에어컨 등 하이엔드 상품 위주로 판매를 촉진해 마진율을 높이는 등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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