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서 벌어진 '별'들의 전쟁

최근 열린 중국 욕실박람회 내 아이에스동서 부스에서 중국 관람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양변기, 세면기 같은 욕실 제품에도 급(級)이 있다. 회사 역사만 100년이 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초고가 라인만 선보이는 명품 업체도 있다. 지난 26일 폐막한 중국 상하이 욕실 박람회를 통해 전 세계 욕실업계의 별들을 알아봤다. 해마다 열리는 상하이 박람회는 아시아 최대 규모로 꼽힌다. 올해는 세계 26개국에서 3200여 업체가 참여했다. 특히 중국 내수 시장이 매년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만큼, 참여 업체들은 저마다 제품들을 뽐내며 중국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았다. 우선 글로벌 위생도기 시장 점유율 1위인 스페인의 로카(Roca)가 있다. 현재 중국 내 유수의 호텔들은 대부분 로카 아니면 일본 토토(TOTO)의 제품을 쓰고 있다. 이번 박람회서도 로카는 메인관에 부스를 차리고 제품을 홍보했다. 로카그룹 내에 속한 스위스의 욕실 용품 제조업체 라우펜(Laufen)조 참가했다. 라우펜은 지난 1892년 스위스 바젤에 공장을 만들며 설립됐다. 그 곳에 자리 잡은 이유는 수력 에너지의 조달이 쉬웠고 세라믹 제품의 원료가 되는 점토가 풍부했기 때문이다. 이후 라우펜은 한 세기가 넘도록 꾸준히 양질의 세라믹을 재료로 한 위생도기를 생산해 왔다. 이번 박람회서 라우펜은 개당 300만원 가량의 세면기 등을 선보였다. 라우펜과 경쟁 구도인 독일 업체 듀라빗(Durabvit)도 모습을 보였다. 독일 슈바르츠발트 지역에서 작은 공장 하나로 시작한 듀라빗은 현재 욕실 미학에 있어서 국제적 명성을 떨치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 등 애플 제품의 디자인을 중요시 했다면, 듀라빗은 도기 제품의 미(美)를 극대화 했다. '의자보다 아름다운 변기'라는 말을 들을 정도다. 정지철 아이에스동서 디자인팀장은 "120년 정도 된 듀라빗은 라우펜과 함께 고가라인의 쌍두 마차"라며 "듀라빗이 도기업계의 루이비통이라면, 라우펜은 샤넬이라 불린다"고 말했다. 고가 라인이라면 독일 업체 한스그로헤(Hansgrohe)도 빼놓을 수 없다. 이 회사는 지난 1970년대부터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손잡고 도기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역시 고가라인이 특색이다. 반대로 대중적인 욕실 브랜드도 있다. 독일 케라막(Keramag), 미국 콜러(Kohler) 등은 일반 소비자가 접하기에 무리 없는 제품들이다. 특히 콜러는 콜러 차이나를 통해 위생도기만으로 매년 중국에서 8조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밖에도 128년 역사의 스위스 업체 게베릿(Geberit), 한국 업체 최초로 중국 양판점에 입성한 삼홍테크 등이 욕실업계판 '스타워즈'에 주연으로 이름을 알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박람회의 트렌드는 디지털"이라며 "전자식 비데 등 기존 도기에 디지털이 접목된 제품들이 호평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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