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 자치구 최초 '어르신 자서전 출판 기념회' 가져

'어르신 자서전 제작 지원 사업' 통해 어르신 6명 자서전 출판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사람은 태어나면 잘난 사람이든 못난 사람이든 인생의 발자취가 있게 마련입니다. 이러한 맥락으로 볼 때 똑같은 사람인데 유명인사들은 에세이집 등 자서전을 내고 일반서민들은 자서전을 못내라는 법은 없지요? 그래서 저도 역시 화려한 인생사는 아니지만 소박한 자서전을 한 번 발간해 보기로 결심하였습니다.(중략)’ - 이수철 씨의 ‘제2의 인생, 아코디언과 함께’ 中에서관악구(구청장 유종필)가 ‘2012 독서의 해’를 맞아 지난 23일 '어르신 자서전 출판기념회'를 가졌다.'어르신 자서전 출판기념회'는 관악구가 지난해 독서문화진흥조례를 제정하고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시행한 '어르신 자서전 제작 지원 사업'을 통해 자서전을 출판한 6명의 자서전 저자와 가족, 친지들이 모여 출판을 기념하는 자리였다.어르신들은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살아온 삶을 한권의 책으로 남길 수 있게 되어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의 순간"이라고 눈시울을 붉혔다.유종필 관악구청장의 공약사업인 미래성장동력으로 지식문화특구조성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어르신 자서전 제작 지원 사업'은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도 자신의 삶을 책으로 정리해 살아오면서 체득한 경험과 지식을 후손과 이웃에게 나누어 주는 자서전 쓰기운동을 독서문화진흥의 주요사업으로 펼치고 있다.1인당 200만 원 제작비를 지원했다.

관악구 어르신 자서전 출판기념회

이번에 자서전을 쓴 총 6명(남 5명, 여1명)의 어르신은 평범한 인생을 살아왔지만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고 헌신과 봉사를 통해 그들의 삶을 아름답게 가꿔왔는데 자서전의 책 제목에서 그 채취를 느낄 수 있다.남현동에 사는 구재운씨(73) '구주령을 넘으며', 낙성대동에 사는 권영식씨(76) 씨의 '아름다운 삶의 痕迹(흔적)',서원동에 사는 김윤철씨(70)의 '섬김과 봉사의 삶', 보라매동에 사는 박정덕씨(여.82) 씨의 '바람에 꽃잎은 져도', 서림동에 사는 배정웅씨(69)의 '성실과 열정의 나날들', 청림동에 사는 이수철씨(77)의 '제2의 인생, 아코디언과 함께' 등이다. 특히 빨치산 활동경력이 있는 박정덕 씨의 자서전 <바람에 꽃잎은 져도>에는 좌파와 우파의 갈등 속에서 인품과 학식을 채 펼치지 못하고 떠나간 수 많은 동지들과 그녀의 삶 전체에 굴레가 되었던 시대적 비극에 대한 안타까움이 나타나있다.또 권영식 씨는 자서전 '아름다운 삶의 痕迹(흔적)'에서 ‘해병대위시절, 월남전에 파병돼 중대장으로 고노이 작전을 지휘하던 중 부비트랩 폭발로 양다리에 심한 부상을 입고 심한 고통을 겪었다. 하지만 작전 지휘에 대한 책임감으로 후송요청을 하지 않고...(중략)’라며, 시대의 비극과 아픔이 깊이 묻어 있는 자신의 이야기로 인생 선배로서 국가관과 안보의식 고취에 대해 당부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오랜 기간 조용히 봉사활동을 해 온 배정웅 씨는 소박하지만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됐으니 이 모든 것이 주위의 도움과 더불어 얻어진 행운이요 축복이라며 ‘이제 남은 삶은 가족과 보다 친밀하게 지내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공적인 여행이 아닌 가족과 함께 여행도 가야겠다. 특히 아내와 단둘이 가야겠다.’라고 자서전 '성실과 열정의 나날들'에 다짐하고 있다.발간된 자서전은 개인의 삶속에 스며있는 시대상과 생활상 조명하는 지역사료로 보존할 수 있도록 구립도서관에 비치해 주민들과 공유할 계획이다.관악구는 2012년 하반기에도 10명의 희망자를 모집해서 1인에 200만원 이내에서 자서전 제작을 지원할 계획이다.자서전 제작은 65세 이상 관악구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본인이 작성한 원고를 교정하거나 구술한 내용을 전문작가가 집필하는 방법을 병행한다.유종필 관악구청장은 “흔히 자서전은 특별한 사람들만 쓰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평범한 이웃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삶을 책으로 기록하는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활동으로 독서문화진흥 뿐 아니라 새로운 사회문화운동으로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관악구 도서관과(☎881-5236)박종일 기자 dre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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