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수입차, 차급별 판매율 살펴보니

라이트급 KO승, 미들급 그로기, 헤비급 판정승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3300cc급 준대형 국산 승용차 오너 유동욱(35·용인시)씨는 최근 2500cc급 독일계 수입차를 구입했다. 가격은 낮아진 반면 편의사양과 성능은 기존 국산차와 비슷하거나 개선됐고 무엇보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연비가 아주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 연매출 5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김도윤( 42·동작구)씨는 10년 넘게 탄 자동차를 바꾸기 위해 수입차 전시장에 들렀다. 그동안 중형차를 주로 운전해온 탓에 이번에는 중형차급 이상의 모델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전시장 딜러가 적극 추천한 차종은 3000~4000cc 모델. 하지만 그는 중형세단도 고급 대형세단도 아닌 애매한 차급이라고 판단해 4500cc급 대형세단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수입차 3000~4000cc급 모델의 판매비중이 지난 2008년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다. 3000~4000cc급 구매자들이 2000cc 이하나 4000cc 이상을 선호하면서 수입차 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친환경, 에너지절감 문제가 자동차 업계의 핵심 '키워드'로 급부상한 가운데 중소형차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반면 고액 자산가들은 여전히 최고급 럭셔리 세단을 구입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독일계 수입차업계 마케팅 관계자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소비자들이 3000~4000cc급 모델을 주로 찾았지만 최근에는 새롭게 출시된 2000~3000cc급 모델의 성능과 편의사양 등이 크게 높아지면서 소비패턴이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판매비중 보다는 판매대수가 갖는 의미가 더 큰 기존 최고급 세단 구입고객의 재구매율은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반면 3000~4000cc급 소비층은 하위트림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덧붙였다.13일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이후 3000~4000cc차급 판매비중은 13.1%, 2002년 13.9%, 2003년 23.2%, 2004년 28.6%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BMW 브랜드와 렉서스 브랜드의 성공 요인도 각각 5시리즈와 ES330 등 3000~4000cc급 모델 덕이었다. 이는 지난 2008년까지 BMW5.7 시리즈, 벤츠 E클레스, 아우디 A6시리즈가 베스트 셀링 모델 상위에 이름을 올렸던 점과도 궤를 같이한다. 2008년 30%까지 급증하던 3000~4000cc차급의 판매비중은 이후 3년 동안 20.4%로 가파르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2000~3000cc급 차종은 35.8%에서 32.6% 감소했고 2000cc급 이하 차종이 26.2%에서 42.2%까지 상승했다. 4000cc 이상 최고급 대형차는 연간 4000~5000대 수준을 견조하게 유지하고 있다. 3000~4000cc급 차종들의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수입차 업체들의 수익성에도 비상이 걸렸다. 3000~4000cc급은 수익성 높은 대표적인 모델로 2000년대 초중반 최고급 중형세단 또는 준대형세단으로 분류되며 수입차 업계의 성장을 이끌었다.수입차 업체들의 고민은 대표적 모델이 3000~4000cc급에서 2000cc 이하로 바뀌면서 수입차 시장은 확대되고 있지만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수익성이 좋은 4000cc 이상의 경우 늘고는 있지만 상승폭이 크지는 않다. 수입차업계 고위 관계자는 “대부분의 수입차 브랜드가 판매대수 증가를 부각하고 있지만 되레 수익성은 악화될 수 있다”며 “기존 주력차급이었던 3000~4000cc급 모델의 판매비중을 일정수준 이상 끌어올리지 못하면 '빛좋은 개살구'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수입차 업계는 3000~4000cc급 차량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이에 따라 수입차 업계는 3000~4000cc급의 판매비중 감소에 대한 대응전략으로 특화된 마케팅을 확대할 계획이다. 전체적으로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독일, 미국, 일본계 수입차 업체들은 중소형 차급 모델과 최상위 모델을 새롭게 도입하면서도 가격을 낮춘 3000~4000cc급 부분변경 모델 출시에 맞춰 VVIP마케팅을 확대, 재구매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독일계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효자 차급의 부진이 수입차 시장의 성장세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동일 차급의 재구매율을 높이기 위해 기존 고객에 대한 마케팅 전략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임철영 기자 cyl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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