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사마천 배우는 중소기업

非실무형 사내교육 늘어…인성·소양 키우기 초점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중소기업들의 사내 교육이 실무형에서 비(悲)실무형으로 바뀌고 있다. 현장에서 당장 적용 가능한 교육도 좋지만 중장기를 내다본 교육이 기업 경쟁력에 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12일 휴넷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선보인 인문학 교육 서비스 '행복한 인문학당'을 수강한 중소기업이 현재까지 46개사에 달한다. 행복한 인문학당은 인문학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에 맞춰 휴넷이 이러닝 업계 최초로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휴넷 관계자는 "인문학 교육은 주로 대기업이 수강했었는데 최근에는 중소기업도 점차 늘고 있다"며 "당장 현장에서 써먹을 수 있는 실무 교육을 주로 신청했던 중소기업들이 변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죽 브랜드 '본죽'으로 잘 알려진 본아이에프는 지난해부터 사내 직원들에게 인문학 온라인 강의를 수강토록 하고 있다. 강의는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사마천의 '사기', 러셀의 '서양철학사' 등 동서양 고전으로 채워져 있다. 본아이에프는 인문학 강의를 통해 직원들의 인성교육과 직무능력 향상을 동시에 꾀한다는 입장이다.  모임공간 토즈를 운영하는 피투피시스템즈는 팀장 승진 대상자들에게 리더십 교육을 수강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일수록 팀장급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팀장이 되고난 후 기존과 달라진 역할에 처음에는 혼란이 컸다"며 "리더십 교육을 통해 나에게 부족한 부분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최근 산업계 전반에서 강조되는 지속가능경영을 비실무 교육 강조의 한 원인으로 꼽는다. 단순한 수익 추구보다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둔 중소기업 일수록 비실무 교육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김동수 생산성본부 지속가능경영센터장은 "예전에는 리더십이나 인문 교육 등의 중심에 대기업에 있었지만 이제는 중소기업도 필요하다"며 "지속가능형 교육이 중소기업에게도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는 만큼 점차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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