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어제 발표한 '2011년도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만 5~9세 유아 및 어린이의 인터넷 중독률이 7.9%로 20~49세 성인의 6.8%보다 높았다. 전체 중독률 평균 7.7%를 웃돈다. 청소년(만 10∼19세)의 중독률은 10.4%에 달했다. 어린이와 청소년 열 명 중 한 명은 '인터넷 중독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인터넷을 즐기는 자체를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스스로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빠져드는 '중독'이라면 문제는 다르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최근 인터넷에 중독된 아이들의 뇌는 마약에 중독된 상태와 같아 지능 저하, 폭력충동 현상을 보인다고 밝혔다.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학교폭력과도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유아와 아동,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을 일시적 일탈로 봐서는 안 되는 이유다. 지적 계발과 정신 건강을 크게 해친다는 점에서 치료가 필요한 사회병리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얼마 전 젊은 부부가 게임에 빠져 아이를 돌보지 않아 죽게 만든 사건도 있듯 청소년만의 문제도 아니다. 폐해의 심각성을 감안할 때 더 큰 사회문제가 되기 전에 긴급 구제나 예방책이 절실하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유아ㆍ학생ㆍ군인ㆍ직장인 등 130만명을 대상으로 생애주기별 예방교육을 실시하기로 하는 등 단계별로 대응책을 마련해 추진하기로 한 것은 늦은 감은 있지만 당연하다. 일부 온라인게임 업계 등의 반대에도 셧다운제를 도입한 데 이어 선택적 셧다운제와 쿨링오프제까지 시행키로 한 것도 지나친 인터넷게임 몰입을 막겠다는 측면에서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근본 해결책은 못 된다. 청소년이 인터넷에 빠져드는 것은 입시 위주의 교육 환경과 무관치 않다. 또 다문화 가정(14.2%), 월소득 200만원 이하 저소득층(13%) 자녀의 중독률이 청소년 평균치를 크게 웃돈 데서 알 수 있듯 어려운 가정환경도 주 요인 중 하나다. 청소년이 인터넷에 의존하지 않고도 즐겁게 뛰놀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고 취약계층을 보듬어 안는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게 중요하다. 정부의 힘만으로는 어렵다. 가정과 학교, 직장, 게임업계 등 모두가 관심을 갖고 중독 예방과 치료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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