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증자 없이 40년.. 동부저축銀, 서민금융 '한우물'

[위기탈출 저축은행 CEO] ②김하중 동부저축은행 대표엉뚱한 사업 손도 안대글로벌화·인재엔 투자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지난해 영업정지 사태 이후 저축은행 업계는 긴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을 지렛대 삼아 몸집을 수조원대로 불렸던 대형 저축은행들은 지금 실적악화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고객들은 등을 돌렸고, 업계는 부실의 주범인 PF시장에서 손을 뗀 뒤 새로운 먹거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위기'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저축은행들이 있다. 이들은 다시 위기를 기회 삼아 뛰고 있다. 아시아경제신문은 새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저축은행을 발굴해서 최고경영자(CEO)와의 릴레이인터뷰를 매주 1~2회 진행한다. <편집자 주>"특별한 게 뭐 있겠습니까, '금융업'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한 눈 팔지 않는거죠." '저축은행 업계가 모두 힘들다고 하는데 (동부는) 잘 나가고 있는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비결'이라고 하기에는 심심할 정도로 교과서 같다. 물론 '우리는 이래서 잘 나간다'는 자랑이 부담스럽기도 하겠지만, 사실이 그랬다. 동부저축은행은 업계의 '교과서' 같은 회사다. 지난 1972년 상호신용금고로 출발해 현재까지 주인이 바뀌지 않고 그대로 업을 이어오고 있는 저축은행은 동부를 포함해 민국ㆍ조흥ㆍ대명ㆍ국제 등 전국에 딱 5곳 뿐이다. 동부저축은행은 자산규모 1조7434억원으로 이들 가운데서도 가장 규모가 크다. 김하중 대표는 지난 2002년부터 11년 째 이 회사의 전문경영인으로 일하고 있다. 그간 대주주 변경도, 불법이나 비리에 연루된 적도 없었다. 김 대표는 이를 "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 그리고 "한 눈 팔지 않았다"는 말로 낮춰 표현한 것이다. 작년 말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12.08%, 고정이하여신비율 3.92%로 건전성 역시 업계 최상위권이다. 김 대표는 "많은 저축은행들이 '감각'으로 일 하다가 큰 코를 다쳤다"면서 "회사업무를 시스템화 하고 리스크관리위원회, 여신심사위원회, 태스크포스(TF)팀 등을 통해 위험성 관리를 체계적으로 해 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좋은 저축은행은, 회사를 책임지는 최고경영자(CEO)가 업의 본질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면서 "여기에 실패하면 엉뚱한 사업에 손을 대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회사의 지난 40년은 꾸준했다. 배당이나 증자도 하지 않았다. 이익이 나면 그대로 축적했다. 저축은행이 다양한 업무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아직 오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그간 유일했던 기회는 지난 2006년 저축은행 '88클럽' 여신한도 우대조치였지만, 업계에서 제 발로 그 기회를 차버렸다고 김 대표는 회고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그는 정책적 뒷받침이 마련된 후 업계에서 가장 먼저 퀀텀점프(Quantum Jump:대도약)'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발판의 바탕은 자본만이 아니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 시장과 인재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회사의 '글로벌화'는 김 대표의 주력 사업이다.  그는 "지난 2003년 동부저축은행을 업계 최초로 세계저축은행협회(WSBI) 정회원에 가입시키고 독일, 스웨덴, 스페인, 프랑스 등 선진국 저축은행과의 직원교류를 적극 추진했다"면서 "직원을 각 지역에 파견근무토록 하고 다양한 금융 시스템 학습을 지원했다. 직원의 성장을 적극 지원하니, 좋은 인재들이 모이는 선순환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유럽발 재정위기 이후 선진국 경기가 다소 위축됐지만, 김 대표의 글로벌화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동부저축은행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스리랑카,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등 6개 개발도상국과 포괄적 업무제휴를 맺고 있다. 그는 "향후 정책적제한만 풀린다면 현재 시중은행이 수행하기엔 한계가 있는 중소기업 소규모 외환업무 등에 누구보다 먼저 진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저축은행은 과거와 달리 은행과 증권사, 대부업체의 틈에 끼어 먹거리를 잃은 상태"라면서 "앞으로는 각 저축은행이 내부적으로 정체성을 확립하고 영업전략을 세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년 이후 대형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이 연이어 출범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중소형 지역밀착형 저축은행이냐, 수도권 중심의 업무를 다양화 한 저축은행이냐를 이원화 해 성장전략과 규제ㆍ감독을 달리하는'투 티어 시스템(two tier system)'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김하중 대표는 1967년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일은행에 입사했다. 이후 한양투자금융, 동부투자금융, 동부증권 등을 거쳐 1992년 동부상호신용금고(현 동부저축은행)로 옮겨 21년째 일하고 있다. 2002년 대표로 선임됐다. 김현정 기자 alpha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김현정 기자 alphag@<ⓒ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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