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앤비전]여성 CEO '나비효과 리더십'

한경희 한경희생활과학 대표

싱가포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포브스에서 주최하는 '아시아의 파워풀 비즈니스 우먼' 포럼에 패널로 참석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여성과 경제에 대한 서밋'에 패널로 참석한 데 이어 대한민국의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대표해 세계적으로 존경 받는 여성 경제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임과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과거 사회 각 분야 리더들은 대부분 남성이었다. 하지만 여성 소비자의 구매 결정력이 높아지고 사회 참여 비율이 높아지며 경쟁력을 갖춘 여성 CEO가 잇따라 탄생하고 있다. IBM의 경우 100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CEO를 임명해 주목을 끌었다. 이미 IBM에서 30년 이상 몸담은 버지니아 로메티 CEO가 주인공이다. 그는 1981년 시스템 엔지니어로 IBM에 입사했으며 IBM의 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 부서 등 일련의 관리직을 거쳐 35억달러 규모의 PwC컨설팅 인수에 일조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와 함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경력과 IBM 판매영업부 부사장 경험이 있기에, 앞으로 IBM의 혁신을 이끌어갈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IBM의 수석 부사장이자 그룹의 영업ㆍ마케팅ㆍ전략을 책임졌던 그가 이미 판매분야에서 19% 성장과 40개 국가에 판매를 확대한 성과를 거뒀다고 한다.여성의 리더십은 아주 큰 날개를 가진 '나비 효과'와 같다. 왜냐하면 숨겨지거나 억눌려 있던 것이 폭발하면 그 파장이 더 크기 때문이다. 여성 리더들은 여성이기 때문에 감수했던 불편함이나 숨겨진 욕구를 찾아 시장에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고 다른 방식의 접근을 통해 큰 변화를 일으킨다. 이것은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시장 또한 새로운 컨수머로 부각된 여성을 잡고자 그들 중심의 새로운 제품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낸다.필자도 한 명의 여성이자 주부로서 여성들의 삶을 편리하고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 2001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스팀 청소기'는 대한민국의 주부를 걸레질이라는 고된 가사노동에서 해방시켰고, 여성의 삶 자체를 업그레이드시킨 제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또 스팀 청소기가 등장하면서 남성이 걸레질하는 문화가 만들어져 국내 저명한 사회운동가로부터 '입식 부엌 이후 남녀평등에 가장 기여한 여성'이라는 칭찬도 들었다.이에 더욱 큰 책임감을 갖고, 여성들의 삶을 위해 스팀 기술을 접목한 침구청소기 등 대표 히트상품을 바탕으로 주방용품, 뷰티 제품까지 여성을 위한 다양한 제품을 본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미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 중 여성 CEO가 이끄는 곳은 15개사, 여성 임원은 15.7%를 차지했다고 한다. 적다면 적은 수치지만 글로벌 경쟁 사회에서 여성의 위상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무한 경쟁 사회에서 여성의 경쟁력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이에 따라 여성 경제인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앞으로 많은 여성들이 남성과 여성이 아닌 차별화된 개인의 장점을 발휘해 능력을 인정받고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면 자아실현은 물론이고 정치ㆍ경제ㆍ문화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나비의 큰 날갯짓'과 같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확신한다. 가까운 미래에 여성 CEO만의 차별화된 강점을 살려 이 치열한 글로벌 경쟁사회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CEO가 더 많이 등장하길 기대해본다.한경희 한경희 생활과학 대표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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