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그리스..10만명 운집 10여개 건물 화염

<H3>일자리·연금 삭감 긴축안 항의시위…80여명 부상</H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13일(현지시간) 그리스 의회가 2차구제금융 전제 조건인 일자리 및 연금 삭감을 골자로 한 긴축안을 승인했지만 그리스 국민의 반발이 심해 적지 않은 후유증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 아테네에서 전날 발생한 긴축안 반대시위가 방화 등 폭력으로 이어져 10여개 빌딩이 화염에 휩싸였으며 80여명이 부상했다. 이날 AP등 외신에 따르면 10만명에 육박하는 시위대들은 아테네 도심 중심지로 몰려 ‘일자리 축소 반대, 연금 축소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 일부는 그리스 중앙은행 간판의 ‘그리스’ 부분에 페인트로 지워버리고 ‘베를린’이라고 낙서하는 등 긴축안을 주도한 독일에 대한 반감을 보이기도 했다.시위대는 의회 앞 신타그마 광장까지의 거리 행진은 비교적 평화롭게 진행했지만, 의회 건물에 진입하려 하자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저지했다. 이에 맞서 시위대도 돌과 화염병으로 충돌해 2시간 가량 폭력 사태가 이어졌다. 최루탄과 화염병이 난무한 이날 시위에서 10여개의 건물이 불에 탔고, 적어도 80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아테네이외에도 그리스 2위의 도시 테살로니키에서도 2만명이 모여 긴축안 반대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이날 시위에 대비해 의회 앞 광장과 주변 지역에 6000여명의 병력을 배치했다.앞서 그리스 공공부문과 민간 부문을 대표하는 양대 노총이 하루동안 총 파업을 단행한 바 있다. 이로 인해 그리스 전역의 버스, 전차 등 대중교통 운행과 공공부문 민원업무가 중단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학교와 은행 등도 문을 닫았고 국공립 병원은 비상체제로 운영됐다.노동계는 민간부문 임금과 연금 삭감, 올해 공무원 1만5000명 감원 등에 대한 항의 파업이었다. 루카스 파파데모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시위에 대해 “민주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파괴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현 시점에서 그리스에서 시위를 벌이는 것 자체가 ‘사치’일뿐”이라고 말했다.이규성 기자 bobo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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